이탈리아와 이스라엘의 월드컵 예선전이 14일(현지시간) 무사히 치러진 가운데 철통같은 경기 진행 과정에 관심이 모였다.
이탈리아는 이날 북동부 우디네의 프리울리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I조 6차전 홈 경기에서 이스라엘을 3-0으로 완파했다.
특히 이번 경기의 안전한 진행 여부에 시선이 쏠렸다. 2년간의 전쟁 끝에 가자지구 휴전협정이 타결되기는 했지만 가자지구에 대한 가혹한 응징과 민간인 학살로 인해 이탈리아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 여론이 여전히 뜨겁기 때문이다.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이 전쟁을 이유로 이스라엘의 출전을 보류하는 것을 고려하고 우디네 시장이 경기 연기를 요구하는 등 경기 성사 자체가 불확실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삼엄한 경계가 이뤄졌다. 이탈리아 경찰 당국은 경기장과 주변 등에 수백명의 경찰 병력을 추가로 배치했으며 중무장한 대테러 요원도 투입했다. 이스라엘 팀 버스는 특수 부대 소속 차량을 포함해 13대의 경찰 차량과 여러 대의 오토바이의 호위를 받으며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아침부터 우디네 상공을 헬리콥터와 감시 드론이 비행했고, 특히 이스라엘 팀 숙소 옥상에는 저격수까지 포착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우디네 당국은 또한 차량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경기장 주변에 콘크리트 방호벽을 설치하고 일부 도로를 폐쇄하는 한편 경기장 주변의 주차를 제한했다.
많은 상점과 식당이 경기 당일 문을 닫았다. 경기장 입장 인원도 제한됐다. 프리올리 경기장은 2만5000석 규모지만 입장 가능 인원이 1만 6000명으로 조정됐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티켓이 9000장이 조금 넘게 팔렸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 전 우디네 시내에서는 수천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 소속 기자 1명이 시위대가 던진 돌에 얼굴을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안사(ASNA) 통신은 일부 경찰관들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혜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