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상민 의원
고 이상민 의원

향년 67세…5선 의원 지낸 의회민주주의자

작년 李대통령 비판하며 민주 탈당·국힘 입당

정치권 “장애 딛고 헌신” ,“시대의 어른” 애도

대전=김창희 기자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며 5선 국회의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이상민 대전시당위원장이 15일 별세했다. 향년 67세.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3분께 대전 유성구 자택 아파트에서 “마비 증세의 환자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 위원장은 심정지 상태였고,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전 11시 11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빈소는 을지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으며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당 관계자는 “당뇨가 있던 고인은 작년부터 증상이 심해졌고, 투석을 하며 입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음력 1958년 1월 22일(양력 3월 12일) 대전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제17∼21대 총선에서 대전 유성 지역구에 출마해 내리 당선되며 5선 의원으로 활약했다.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한 그는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하자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겨 재선에 성공했고, 2011년에는 다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에 복귀했다. 이후 19·20·21대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의정활동 중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사법개혁과 법률 심사에 중심 역할을 했으며, 여야를 막론하고 직언을 아끼지 않아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칭을 얻었다.

2023년 12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사당화’를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했고, 한 달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2024년 4월 총선에서 대전 유성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했으며, 이후 당 대전시당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고인의 국민의힘 입당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진정한 의회민주주의자 이상민 의원을 추모한다. 제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어렵게 우리 당으로 모셨던 분이라 더욱더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적었다.

대전지역 여야 정치권은 15일 이상민 전 국회의원의 별세에 일제히 깊은 애도를 표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애도 성명을 내어 “고인은 오랜 세월 대전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진정한 정치인이었다며 ”5선 의원을 지내며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헌신했고, 대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정책 마련에도 온 힘을 쏟았다“고 추모했다.

또한 “대전시당위원장으로서 시민과 소통에 앞장서며, 원칙과 책임의 정치를 실천했다”면서 “대전발전과 시민 삶을 최우선으로 삼았고, 청년 일자리 창출, 과학기술 인재 양성 등 지역 현안 해결에 누구보다 앞장섰다”고 회고했다.

국힘은 “이 위원장은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정의롭고 따뜻한 공동체를 꿈꾸며 ‘한국의 루즈벨트’로 불릴 만큼 개혁과 균형, 포용의 정치를 실천했다”고 기리면서 “시당은 장례절차를 마무리할때까지 당무를 멈추고 고인의 마지막길을 최선의 예우로 모시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도 애도 논평을 통해 “고인은 법률가 출신 5선 국회의원으로 유성구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다”며 “민주당과 오랜 기간 함께하며 지역 사회에 깊은 애정을 쏟고,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고 추모했다.

그러면서 “비록 정치적 소신에 따라 마지막 길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지역 발전을 위했던 고인의 열정과 헌신은 대전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라고 애도하며 영면을 기원했다.

조국혁신당 대전시당도 황운하 위원장의 명의로 애도 성명을 내고 “정치의 언어를 잠시 내려놓고 고인이 되신 이상민 국힘 대전시당위원장을 추모한다”고 했다.

시당은 “당을 넘어 시대의 어른으로서 걸어오신 삶에 경의를 표하며, 고인의 평안한 영면을 기원한다”며 고인을 기렸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유성구갑), 황정아(유성구을), 장철민(동구), 박정현(대덕구) 의원을 비롯한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이장우 대전시장 등 지역 단체장들도 자신의 SNS에 애도 메시지를 올리고 영면을 기원했다.

고인의 빈소는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9시다.

김창희 기자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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