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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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대치동의 한 유명 ‘누테(누적 테스트)학원’은 입반테스트를 보러 온 학부모와 초등학생들로 붐볐다. 5일에 걸쳐 진행된 이번 입반테스트를 통해 15명이 최종합격하지만, 100명이 넘는 학생이 몰렸다.

대입에서 내신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최근 우리나라 사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고등학교 내신 수학 과정을 선행·반복 학습하는 ‘누테 학원’이 성행하고 있다. 누적 테스트란 매 수업 치는 모의고사 범위에 과거에 배웠던 내용을 전부 포함하는 시험 방식을 뜻한다. 고등학교 내신보다 경시대회급 심화과정을 가르치던 학원이 대세였던 대치동의 입시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대치동의 가장 유명한 4곳의 누테학원 한 반 정원은 12~20명 정도지만, 정규 입반테스트를 보러 오는 학생은 최소 100명에서 최대 20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선착순으로 마감되는 입반테스트 신청에 실패해 편입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입반 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누테학원은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수학과정을 가르치며 약 2년에서 2년 반의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처음 입반한 아이들은 고등학교 1학년 수학 과정인 공통수학 1·2을 배운 뒤, 고등학교 2·3학년 과정인 대수·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등을 순차적으로 배우게 된다. 수요가 가장 많은 초등학교 6학년 여름방학에 입반한 학생 기준, 중학교 3학년 전에 고등학교 수학 과정을 선행하는 셈이다.

또 매 수업 누적테스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기하를 배우는 학생의 시험 범위는 공수1부터 기하까지다. 학부모들은 이 같은 시험 방식을 통해 아이들이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선행한 내용을 까먹지 않는 효과를 기대하며 누테학원 입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일부 학원에선 ‘누테학원 준비반’까지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 대치동에서 인기를 끌었던 수학학원은 영재고·과학고 등의 특목고 입시 전문으로 고등 수학에 더해 올림피아드 등의 경시대회 위주의 수업을 진행했다.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선 이 같은 경시대회 전문 학원들이 여전히 인기지만, 최근 대학교 입시 제도가 ‘내신 중심’으로 바뀌면서 내신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누테학원으로 학생들이 분산되고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연구소장은 “대학교 입시에서 내신의 중요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과거 압도적인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이 정작 고등학교 진학 후 수학 내신 성적이 생각보다 낮게 나오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누적식 테스트를 보는 학원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현웅 기자
이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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