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힘의원들 반발땐 경고로 일관

사법부를 나치 전범 비유하기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두고 16일 국정감사 ‘편파 운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에서도 초강성으로 분류되는 추 위원장이 의사봉을 잡으면서 법사위가 줄곧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힘 법사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어느 것 하나 야당과 협의가 이뤄지는 것이 없다”며 “모든 것이 다 민주당 마음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법사위가 전날(15일) 대법원에서 진행한 초유의 현장 국감도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상 추 위원장과 민주당 주도로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관련 자료 제출 요구와 대법관실 현장 검증 등도 여당 주도로 결정됐다. 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측에서 반발이 나왔으나 추 위원장은 “진행 방해”라며 경고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 위원장은 전날 사법부를 향한 비난도 이어갔다. 추 위원장은 대법원의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을 두고 “악의 평범성의 대표명사 격인 아이히만을 보는 듯하다”고 했다. 아돌프 아이히만은 나치 전범으로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인물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파기환송 결정을 내린 것을 나치에 빗대 비난했다.

지난 13일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언할 때 추 위원장이 제지한 것도 논란이 됐다. 차 교수는 민주당이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 관한 룸살롱 의혹을 제기한 것에 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법부 보복행위와 비슷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14일에는 참고인으로 나온 정수경 변호사가 검찰 개혁을 비판하자 진술을 중단시켰다. 법사위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발언 시간이 끝나도 중단을 안 시키고 계속 발언을 시킨다”며 추 위원장을 비판했다.

‘추미애 법사위’의 ‘사법부 압박’은 오는 20일 예정된 ‘5대 사법 개혁안’ 발표 이후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논란이 됐던 사실상의 ‘4심제’인 재판소원 도입도 포함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확대하고,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기존 추천위원인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는 내용도 담길 것이 유력해 ‘대법원장 힘 빼기’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내달 사법개혁안에 대한 공청회와 관련 법안 처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어서 법사위의 여야 극한 대치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정지형 기자, 윤정아 기자
정지형
윤정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3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