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중앙은행 간의 협약 아닌

美 재무부의 기금 활용해 체결

아르헨티나에 적용했던 방식

 

美로 출국 김용범 “협상 긍정적”

베선트 “향후 10일내로 예상해”

APEC 정상회의 전 타결 관측

韓·美 관세협상 급물살

韓·美 관세협상 급물살

김용범(왼쪽 사진 오른쪽)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방미에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한·미 관세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문호남 기자, AFP 연합뉴스

3500억 달러(약 497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 펀드 실행과 관련해 한국 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아르헨티나 방식’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구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도 한국과의 협상이 조만간 체결될 것이란 입장을 시사한 가운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위한 정부 최고위 인사들이 미국으로 출발했다.

16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는 대미 투자 펀드 실행 시 발생할 수 있는 한국 측의 외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화’를 기반으로 한 대미 투자 펀드 방식을 미국 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미국 측과 통화스와프의 조달 규모와 방식에 대한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9월 말 외환보유액은 4220억2000만 달러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처럼 3500억 달러를 선불(up front)로 미국에 지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아르헨티나는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지난 9일 미국 측과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당시 스와프 체결 방식은 양국 중앙은행 간의 협약이 아니라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미국 재무부 간의 협약이었으며 미국 측은 아르헨티나의 페소화를 직접 구매하는 수단을 동원하기도 했다. 미국 측 스와프 자금 출처는 외환안정화기금(ESF)으로 미 재무부가 금융안정을 위해 가지고 있는 일종의 ‘비자금’으로 불린다. 이날 한·미 협상 총괄을 위해 미국 출장에 나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협상 전망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과 동행하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한국의) 외환시장 등과 관련해 양국의 오해와 간극이 많이 좁혀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출국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각각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동한다. 한국 협상단은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방문해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한 양해각서(MOU)의 최종 문구를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관세 협상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극적 타결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선트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견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 박세영 기자, 나윤석 기자, 김대영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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