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재단은 15일 울산대공원 지관서가에서 ‘잘 나가는 토크콘서트’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청년 세대의 정서적 고민과 사회적 어려움을 치유하고 예방하는 ‘2025년 청년인문교실’(주관 청년재단)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고립을 경험한 청년과 고립 중인 자녀를 둔 부모가 무대와 객석에 마주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무대에는 재단이 운영하는 고립·은둔 회복 청년 모임인 ‘잘 나가는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등장했고, 객석에는 고립 중인 자녀를 둔 부모를 비롯해 청년지원기관 종사자와 고립청년 당사자들이 함께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고립과 은둔을 경험한 청년 3명이 무대에 올라 각자의 고립과 회복 경험을 발표했다. 청년 A 씨는 “IMF 금융위기 이후 가정 폭력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우울증과 PTSD를 앓으며 오랜 시간 은둔하게 되었다”며 “고립청년 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은둔 상태임을 자각했고, 수 차례 재고립을 겪으며 5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회복됐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청년 B 씨는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와 직장 내 갈등으로 자발적 고립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복귀가 더 어려워졌다”며 “여러 지원사업 참여를 통해 내 의견을 존중받는 경험이 쌓이면서 지금은 다시 도전할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청년 C 씨는 “학교 폭력과 그로 인한 가정 내 갈등으로 은둔이 시작됐다”며 “지원사업 참여 이후 점차 기력을 되찾고 있으며 여전히 재고립 위험은 있지만 ‘잘 나가는 커뮤니티’와 같은 느슨한 연대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청년들이 객석의 사전 질문에 답하며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제도적 변화를 제안했다.고립 중인 자녀를 둔 한 부모의 ‘재고립 경험’에 대한 질문을 받은 A 씨는 “취업이 해결책이라 믿었지만 힘들어질 때마다 다시는 방 밖으로 나갈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컸다”며 재고립의 고통을 전했다. C 씨는 “재고립을 단순한 문제 상황으로만 여겼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며 과거를 돌아봤다.
오랜 고민 끝에 행사장을 찾았다는 한 부모는 “고립 중인 자녀의 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청년들이 가족과 사회의 따뜻한 시선 속에서 방문을 열고 나오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주희 청년재단 사무총장은 “재단은 2018년부터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면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당사자의 목소리에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번 토크콘서트가 사회 인식 개선과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 마련을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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