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임은정, 별도 수사팀에 5명 요청”
“인사 명령 따라 출근…신념 흔들린다”
서울동부지검으로 파견된 백해룡 경정은 16일 처음 출근하며 “합동수사팀은 구성과 과정이 위법하게, 전혀 어떤 절차도 거치지 않는 불법 단체”라고 재차 규정했다.
백 경정은 이날 오전 8시37분쯤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마약 게이트 외압 사건은 고위 공직자들이 연루돼 있다”며 “검찰은 고위 공직자를 수사할 수 없다. 검찰 스스로도 수사할 수 없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이 마약 게이트의 이해 당사자가 아니라 수사를 최초 시작했던 사람이라면서 “수사 책임자가 수사를 하던 중에 높은 사람이나 권력자로부터 외압을 받으면 그 외압을 시행한 사람까지 수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수사 책임자가 그런 피해 당사자가 돼서 수사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백 경정은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의 소통 의향을 묻자 “소통하지 않는다”며 “임 지검장께서 백해룡 포함 5명을 요청한 걸로 저와는 구체적으로 어떤 협의나 언질이 있었던 것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직자가 지휘권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선 “단 한 번도 절차를 어긴 적이 없다”며 “지금도 인사 명령이 났고 출근 의무를 지금 수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백 경정은 “공직자로서 신념이 처음 흔들린다”며 “평소 명예롭게 퇴직하시는 선배님들을 굉장히 존경해 왔는데 그 길을 저도 조용히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며 자리를 떠났다.
지난 12일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며 백 경정을 파견하는 등 수사 인력을 보강하고, 필요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수사 검사를 추가할 것 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동부지검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백 경정이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검찰·경찰 합동수사팀에 파견될 경우 기존 수사팀이 아닌 별도의 수사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 경정은 별도의 팀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법단체 합수단 20명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고, 수사 의지나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는 누군가 4명을 받아 한쪽에 백해룡 수사팀(5명)을 붙여놓겠다는 것”이라며 인사권과 영장청구권 등을 가진 새 수사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임 검사장과 각을 세웠다.
반면, 임 검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수팀원들이 대견하다 못해 존경스럽다는 생각도 한다”며 “저 역시 색안경을 끼고 지켜봤다가 수사 상황을 확인하고 함께 머리를 싸매며 처음의 오해가 많이 미안했다”고 말하며 기존 합수팀에 힘을 실어줬다.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이란 2023년 1월 인천세관 공무원들이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들의 필로폰 74kg 밀수 범행에 연루됐는데, 당시 백해룡 경정이 이끌던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에 윤 전 대통령 정부 당시 대통령실 인사들이 은폐를 위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 검찰은 해당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등으로 구성된 합동 수사팀을 구성했지만, 함수팀 출범 직후부터 백 경정은 “불법 단체”라며 거세게 반발해 왔다.
김무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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