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등장한 ‘형제 피아니스트’… 쇼팽엔 닿지 못했다

한국인 형제 피아니스트의 쇼팽 국제 콩쿠르 입상 도전이 결선 진출의 목전에서 멈췄다.

폴란드 국립 프리데리크 쇼팽 인스티튜트(쇼팽 인스티튜트)는 16일 밤(현지시간) 제19회 쇼팽 국제 콩쿠르 결선 진출자 1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아쉽게도 이혁(25)·이효(18) 형제는 준결승에 해당하는 본선 3라운드를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내려오게 됐다.

이번 쇼팽 콩쿠르는 2015년 조성진의 우승 이후 10년 만, 임동민·동혁 형제의 공동 3위 입상 이후 20년 만에 우승 가능성이 높은 한국인 형제 피아니스트가 등장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져 이번 결과가 나오기까지 누구도 안심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18일부터 시작되는 결선 무대에 오르는 11명은 피오르트 알렉세비츠(폴란드), 케빈 첸(캐나다), 데이비드 크리쿨리(조지아), 구와하라 시오리(일본), 리 티안 유(중국), 에릭 루(미국), 류 티엔 야오(중국), 빈센트 옹(말레이시아), 신도 미유(일본), 왕 지통(중국), 윌리엄 양(미국)이다. 결선 진출자는 원칙적으로 10명이지만 동점자 여부에 따라 변동이 허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제18회 콩쿠르에서는 동점자가 세 명이라 12명이 결선에 올랐다. 국적별로는 폴란드 1명, 캐나다 1명, 조지아 1명, 일본 2명, 중국 3명, 말레이시아 1명, 미국 2명이다. 하지만 케빈 첸과 에릭 루, 윌리엄 양은 중국계 혈통이라 아시아계, 그리고 중국의 약진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줄곧 결선 진출이 유력하다고 꼽혔던 이혁·효 형제 외에도 폴란드의 피오르트 파블락의 탈락도 이변에 해당한다. 반면 라이징 스타의 등장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2008년생으로 17세인 류 티엔 야오는 이번 대회 막내이지만 테크닉적으로 매우 숙련됐다는 평가다. 별 모양 머리핀을 꼽고 나와 ‘별소녀’라는 별명이 붙었다. 상대적으로 클래식 저변이 약한 말레이시아의 빈센트 옹(24)은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힌다. 처음에 큰 기대 없이 옹의 연주를 들은 클래식 팬들은 “천재가 나타났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결선은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쯤 최종 우승자와 순위권 입상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아울러 우승자는 11월 21일 내한해 롯데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과 협연한다.

이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