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자민당 총재가 총리 선출이 확정되기 전까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보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을 앞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17일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이시바 시게루’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이후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처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앟는 대신 공물이나 공물 대금을 봉납해왔다.
이시바 총리 후임을 노리고 있는 다카이치 총재는 추계 예대제 기간 참배를 보류하는 방향이라고 NHK는 전했다. 추계 예대제 기간은 오는 19일까지로 총리 지명을 위한 임시국회가 소집되기 전이다. 야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사 참배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풀이 된다. 또, 총리 선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 갈등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내에서도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재는 각료 신분일 때를 비롯해 봄·가을 예대제나 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왔다. 다만 지난 4일 치러진 총재 선거를 앞두고는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작년 9월 총재 선거때 참배 의사를 드러낸 것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그중 90%에 가까운 약 213만 3000위는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이은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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