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나 호수에서 투망을 던지는 건 불법이다. 투망은 2009년 개정된 내수면어업법시행령에 의해 사용이 금지됐다. 특정 지역만 아니라면 괜찮다는 ‘포괄적 허용’이, 특정 지역만 예외로 허용하는 ‘포괄적 금지’로 바뀐 게, 그래서 천렵 풍경이 사라진 게 그때부터다. 투망은 진짜 생태계를 파괴할까. 휴가 때 고향에 온 친구들과의 매운탕 한 냄비쯤의 물고기잡이가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만큼 큰 죄일까.

‘그렇지 않다’는 걸 충주시가 보여줬다. 충주시는 2015년 3월 상수원 지역과 어업허가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의 투망포획을 허용했다. 행락객의 투망으로는 물고기를 많이 잡지 못한다. 남획 가능성이 없으니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천렵은 또, 농촌에서는 전통문화의 일부분으로 인식돼 왔다. 투망을 규제하는 대신 충주시는 붕어와 쏘가리 등의 금어기를 정했고 치어를 방류해 어족자원을 늘렸다. 충주의 뒤를 따라서 괴산도 여름 휴가철 자연발생 유원지를 중심으로 투망 고기잡이를 허용하고 있다.

투망만큼 금기시되는 게 ‘야외에서 고기 굽기’다. 야외 고기 굽기를 규제하는 그물코처럼 촘촘한 법이 있다. 하천법, 공원녹지법, 도서생태계법, 무인도서법, 산림보호법, 수도법, 수목정원법, 야생생물법, 어린이놀이시설법, 해수욕장법, 해양생태계법…. 용케 이걸 다 피해도 곱잖은 시선과 손가락질로 ‘인민재판식’ 단죄를 받을 게 틀림없다.

어디서나 투망을 던지고, 어디서나 고기를 굽게 하자는 건 아니다. 고기잡이나 고기 굽기를 원한다면, 그럴 수 있는 곳을 마련해주는 게 맞지 않냐는 얘기다. 놀러 가면 불판부터 꺼내는 건 결핍에 대한 안쓰러운 보상심리다. 고기 잡기와 고기 굽기를 실현했을 때 고양되는 건 ‘구성원들의 행복감’이다. 여름 휴가지에서 추억을 되새기며 가벼운 천렵을 즐기고, 잘 정비된 야외에서 바비큐를 즐기는 삶의 충족감에 대한 얘기다.

이전 정부도, 지금 정부도 툭하면 내세우는 게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다. 다 좋은 얘기다. 그런데 진짜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행복해질까. 산업으로의 관광도 중요하지만, 관광을 말하면서 국민의 ‘행복감’도 좀 다뤄줘야 하는 게 아닌가. 1박에 100만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리조트만 줄곧 지어지고 있어, 이제 웬만한 소득으로는 여행 한 번 가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말이다.

박경일 전임기자
박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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