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 조기 체결해야”
“MASGA 상징 필리조선소, 한미 조선협력 시험대”
中 제재 장기화시 韓 조선업 신뢰도 타격 불가피
중국 상무부가 지난 14일 한화오션의 미국 내 필리조선소 포함 자회사 5곳에 대한 전면 거래금지 제재를 발표한 조치로 한·미 조선협력의 핵심 사업인 ‘MASGA(미국 조선업을 위대하게)’ 프로젝트 전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필리조선소는 향후 1~2년간 약 6000만 달러(한화 약 85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17일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이번 제재는 한·미 조선·방산 협력을 견제하려는 정치적 조치”라며 “정부는 이 사안을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닌 경제안보 사안으로 인식하고, 외교적 해법과 산업적 대응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적 해법은 물론 방사청 차원에서도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중국의 제재 조치로 인해 중국산 기자재 미입고 및 대체 부품 확보 지연으로 인한 건조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며, 브랜드 신뢰도 저하와 납기 불안이 현실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발주처를 중심으로 납기·품질 관련 우려가 제기되는 등, 이번 제재는 단순한 통상 조치가 아니라 경제안보와 산업주권이 걸린 사안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말 필리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한국 기술진이 미국 현지 인력과 함께 조선라인을 재건하는 과정을 시찰한 유 의원은 “필리조선소는 한국의 기술력과 미국의 방위 수요가 결합된 상징적인 산업 협력의 현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 조선협력의 ‘시험대이자 희망의 시작점’”이라며 “정부는 이번 제재로 현장 프로젝트가 흔들리지 않도록 제재 해제 촉구와 공급망 안정화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미 국무부는 “중국의 민간 기업의 운영을 간섭하고, 미국 조선업 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미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무책임한 시도”라고 평가하며 “우리는 한국과 단호히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또한 “한국은 이미 이지스 구축함, 차세대 잠수함 등 첨단 함정을 자체 설계·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미국의 제도적 장벽이 여전히 우리 산업의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의 경우 존슨법, 번스-톨레프슨법에 따라 미국 내, 미국 소유의 조선소에서만 군용 함정을 건조할 수 있으며, 항공의 경우 미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UJTS) 사업은 미국산 우대법(Buy American Act·BAA)에 따라 미국산 부품 비율이 75% 이상이어야 제안서 제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한국의 조선·항공 제품은 ‘외국산’으로 분류돼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미국 조달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구조적 제약을 해소하기 위한 핵심 해법이 바로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RDP-A)이다. 이 협정이 체결돼야 한국의 함정과 항공기가 ‘동맹국 생산품(qualifying country products)’으로 인정돼 미국 정부 조달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협상은 이미 2년째 답보 상태이며, 특히 항공의 경우 미 해군의 UJTS 사업이 2025년 12월 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고 2026년 3월 제안서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어서 RDP-A가 올해 안에 체결되지 않으면 T-50 항공기는 입찰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조선 분야 역시 ‘미국산 간주’ 혜택을 받지 못하면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
유 의원은 “RDP-A가 조속히 체결돼야 한국의 세계적 기술력을 가진 조선·항공 산업이 미국 조달시장에 실질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며 “방사청은 외교·산업 부처와 협력해 연내 협정 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실질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RDP-A 협정은 한·미 방산협력의 제도적 토대를 세우는 일이며, MASGA 프로젝트는 한미방산협력이 현장에서 실현되는 첫 사례”라며 “방사청이 한·미 방산협력의 문을 여는 주체로서 MASGA를 RDP-A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등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제도적 성과로 이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충신 선임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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