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진단 상담내용 그려

뇌사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

베스트셀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백세희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35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7일 백 작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에서 전날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하고 숨졌다고 밝혔다.

동국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에서 5년간 근무한 백 작가는 지난 2018년 우울증을 진단받고 정신과 전문의와 나눈 대화를 엮은 책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첫 정식 출간작인 책은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비롯해 예스24, 알라딘 등에서 올해의 책에도 꼽혔다. 2022년엔 영국의 대형 출판사 블룸스버리를 통해 영문판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이외에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공저) ‘영롱보다 몽롱’(공저) 등이 출간됐다.

백 작가는 지난 6월에는 첫 소설 ‘바르셀로나의 유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소설은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작가 ‘이샘’이 주인공이다. 처음 쓴 책이 30개국에 번역되고 전 세계에 100만 부가 팔렸지만 외모 강박으로 무기력감에 빠져 유서를 쓰고 마는 내용이다. 책에 수록된 인터뷰를 통해 백 작가는 “‘살이 찐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마치 문신처럼 새겨져 있다. 나 자신에게 한 번도 만족해본 적이 없다”며 “내 예쁜 부분을 억지로라도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백 작가는 앞서 지난 2월 자신의 SNS를 통해 “내게 정신병은 무기, 합리화의 도구이자 나와 타인을 갉아먹는 균이다. 당연히 나도 내가 지긋지긋하다”며 “최근 6개월 이상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오지 않았다. 선생님 말처럼 이제 심한 우울감은 잡힌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막막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백 작가는 지난달 24일 경기 용인시에서 토크콘서트가 예정돼 있었으나 작가 측 사정으로 행사는 당일 취소됐다.

신재우 기자
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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