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투자 국내의 80배… 한국, 속도전으로 따라잡아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첨단기술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인공지능(AI) 생태계가 주요국에 비해 발전이 크게 뒤떨어져 개선이 시급하다는 국내외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국회 입법조사처와 공동 개최한 ‘한·미 혁신생태계 및 AI 미래전략 세미나’(사진)에서 한·미 양국 전문가들은 한국의 AI 생태계 수준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정준화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미국·영국·프랑스 등 주요국은 안정적인 정책 환경에서 AI에 자본을 집중 투자해온 반면, 한국은 AI 속도가 뒤처져 있다”며 “실제 한국 정부가 최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1만3000장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한 것과 달리, 미국은 민간 기업인 오픈AI 한 곳에서만 지난해 기준 GPU 모듈 H100을 72만 장 가동하는 등 투자 규모에서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션 란돌프 미국 베이 카운슬 경제연구소 시니어 디렉터는 “AI를 발판으로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한번 경제적 부흥을 맞이할 것”이라며 “지난해 전 세계 벤처투자액 중 AI 분야가 37%를 차지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특히 미국 내 AI 투자의 76%가 실리콘밸리 등 샌프란시스코에 집중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북미 지역에서 샌프란시스코의 AI 스타트업 투자 건수가 973건으로 가장 많으며, 이는 2위인 뉴욕(280건)의 3.5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AI 민간 투자 규모는 1090억 달러(약 154조7000억 원)로, 한국(13억 달러)의 80배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