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서 “젊은 여성 우대”
정부가 합동대응팀을 캄보디아로 급파하는 등 현지 범죄단체에 의한 한국인 피해 사태 파장이 국제문제로 비화한 뒤에도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청년층을 유혹하는 모집책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구직자로 위장해 접근한 기자에게 “결정만 하면 바로 내일 비행기표를 끊어주겠다”며 여권 정보를 요구한 모집책도 있다.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다수의 모집 조직에 대한 수사와 단속이 시급한 이유다.
17일 기자가 취업준비생 신분으로 속여 텔레그램의 관련 방에 접속한 결과, 복수의 모집책이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회사에서 일하면 고정급 1400만 원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월 2000만∼3000만 원의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제안해 왔다. 한 모집책은 “곧장 비행기 티켓을 예매해 주겠다”며 “내일 입국하라.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겠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모집책이 제시한 업무는 ‘로맨스스캠 미끼’다. 남성 조직원이 채팅으로 피해자를 유인하면, 전화통화나 인공지능(AI) 딥페이크 합성 얼굴을 이용한 영상통화로 피해자들을 믿게 만드는 역할이다. 이런 역할을 할 사람이 현지에 부족한 듯, 모집책은 “젊은 여성을 우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모집책은 숙소 사진까지 제공하면서 비행기표 예매 등을 위한 얼굴 사진과 여권 사진도 수차례 요구했다. 기자가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건을 언급하면서 “혹시 사기 아니냐? 여권 사진 전송은 곤란하다”고 답하자 “우리는 다르다. 안전한 회사”라며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항공권 요금을 현지에서 후불로 제공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다만, 캄보디아에 도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현지 상황 때문에 베트남을 경유해서 와달라”며 “호찌민에서 출발해 캄보디아 테초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출구 앞에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다.
강한 기자, 이은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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