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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트럼프 시위 ‘美 안티파’ 응징 논란
美 안티파, 잇단 개인 일탈 범행
1기때부터 제재 벼르던 트럼프
커크 암살·반정부 시위에 폭발
‘노 킹스’ 시위 배후로 지목하며
‘급진 좌파 테러리스트’로 규정
일각 ‘수정헌법 1조 침해’ 우려
조직구조 없어… 정치적 희생양
원래는 ‘反파시즘’ 이념서 유래
유럽 ‘공산주의 거리운동’ 번져
100년 역사… 제도권과도 연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연일 날 선 공세를 가하고 있는 ‘안티파’(Antifa)의 정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가(MAGA)’ 청년 활동가인 고 찰리 커크의 암살 사건 이후 총격 사건이나 ‘노 킹스’ 집회 등 각종 반정부 시위의 배후를 ‘안티파’로 돌리며 이들을 “급진 좌파 테러리스트”로 규정했으나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반(反)파시즘·인종차별 운동의 일환인 안티파를 하나의 조직이나 단체로 볼 수 있느냐는 논쟁부터 실제 미국 안티파가 폭력이고 과격한 시위 행태를 보이는지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안티파에 대한 제재를 벼르고 있었던 만큼 커크의 죽음을 계기로 ‘범죄와의 전쟁’의 핵심 타깃으로 삼은 모습이다.
◇안티파란?…‘테러단체 지정’ 논란도=안티파는 ‘반파시스트’(anti-fascist)의 줄임말로 파시즘에 반대하는 이념, 운동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무정부주의자,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등이 포함되는데 대체로 반정부, 반자본주의, 친LGBTQ(성소수자), 친이민적 견해를 포괄한다.
안티파는 실체적 조직이 있는 구체적인 집단이 아닌 비정형 운동이자 이념이다. 중앙 조직과 대표나 간부가 존재하거나 은행계좌나 수익원 등 추구할 자산이 있는 게 아니라 포괄적 개념에 가깝다. 지난 2021년 ‘1·6 의회 난입’ 사태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을 이끌었던 크리스토퍼 레이 전 국장은 안티파라는 개념을 “조직이 아닌 이념”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들 시위에서 눈에 띄는 상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검은색과 붉은색 깃발을 함께 휘날리는 것이다. 이른바 ‘블랙 블록’ 전술로 개인의 정체성을 감추기 위해 검은 옷을 입고 시위에 나서기도 하는데, 이는 안티파에게만 국한되는 특성은 아니다.
진보 진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티파를 국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행정명령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지 워싱턴대 극단주의 프로그램의 루크 바움가트너 연구원은 PBS뉴스 인터뷰에서 “행정부가 목표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나 계층적 조직 구조가 없다”며 “정치적 희생양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테러 단체 지정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알카에다나 이슬람 국가(ISIS)와 같은 외국 테러조직이 아닌 국내 테러단체에 대한 성문화된 금지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듀크대 테러리즘·국토안보에 관한 트라이앵글센터 소장인 데이비드 샨저 교수는 BBC에 “결사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대통령이 어떤 단체를 ‘주요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고 해서 그러한 법적 권리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미국 안티파 1980년대 말 등장= 본래 안티파는 1920년대 유럽에서 파시즘에 맞선 좌파·공산주의 세력의 거리운동에서 태동했다. 이에 반해 미국에서 안티파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로 그리 역사가 길지 않다. 주로 펑크·하드코어 음악 신과 연결된 소규모 반파시스트 그룹으로 시작돼 현대에 와서는 극우, 네오나치, 백인우월주의 운동에 반대하는 급진 좌파 성향의 활동가나 네트워크로 발전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트럼프 시대의 극우·백인우월주의 반대 시위에서 두드러졌다.
미국은 파시즘 독재의 역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 내 안티파는 크게 조직화되지 못했다. 주로 소규모 지역 네트워크, 임시 결집 성격이 더 강했고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조직적이고 대대적인 폭력 시위로 이어지기보다 피켓 시위나 온라인을 통한 신상 폭로 캠페인 등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대표적인 안티파 폭력은 2020년 8월 스스로를 반파시스트라고 밝힌 인물이 포틀랜드에서 극단주의 단체인 패트리엇 프레이어의 일원을 총격 사살한 사건이다. 범인은 당시 포틀랜드에만 유일하게 조직된 반파시스트 단체를 포함해 어떤 단체에도 소속돼 있지 않았었다. 가장 최근인 2025년 7월에는 스스로를 반파시스트라고 밝힌 한 남성이 텍사스주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 시설 밖에서 경찰관에 30발의 총격을 가했는데 역시 단독 범행으로 알려졌다.
◇유럽 안티파와 미국 안티파의 차이는= 유럽 안티파는 파시즘의 피해에 저항한 ‘거리 정치’ 문화로서, 100년에 달하는 역사적 뿌리와 정당성을 안고 제도권 좌파와도 연결돼 지역·도시 단위로 조직적으로 운영돼 왔다. 반파시즘의 물리적 저항마저 전통적, 합법적 정치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반면, 미국은 파시즘 독재 경험이 없어 역사적 기반 부재로 물리적 충돌이 대중적 지지를 받기보다 ‘폭력적 좌파’라는 낙인으로 돌아오게 됐다. 오히려 미국에선 안티파가 폭력을 사용할수록 사회적, 정치적으로 고립되는 구조인 셈이다.
‘표현의 자유’ 보장 정도와 총기 소지 문화의 차이도 유럽과 미국 안티파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은 역사적 배경 때문에 나치의 상징이나 파시즘 찬양이 법으로 금지돼 있어 안티파의 물리적 저지가 오히려 법적 정당성을 가진다. 반면, 미국은 수정헌법 1조에 따라 나치, 백인우월주의 발언, 파시즘 찬양조차 표현의 자유로 보호된다. 이 때문에 반파시스트를 외치며 나와 이념이 다른 상대에 대한 폭력을 가할 정당성이 약하다.
무기 소지의 경우 유럽은 총기 규제가 훨씬 엄격해 거리 충돌 시 몽둥이, 화염병, 돌 등의 사용과 폭력 시위가 더 빈번하다. 이에 반해 미국은 총기 소지가 합법인 데다 백인 우월주의 단체가 총으로 무장한 채 집회를 여는 경우가 많아 안티파가 물리적 충돌을 감행할 경우 총격전으로 번질 수 있어 오히려 안티파의 피해가 클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안티파는 무력 충돌보다는 신상 폭로, 온라인 압박, 게릴라 전술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이은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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