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주택시장은 대혼란에 빠졌고, 서민과 청년 세대의 불안감은 증폭됐다. 지난 20일 시행에 들어가면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에 대해 토지거래허가제와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최소 2억 원으로 대폭 축소돼 현금 부자 외엔 집을 사기 어려워졌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관행은 물론, 실수요자의 주택 매매까지 막히고, 서울 곳곳의 재건축·재개발도 중단 위기다. 전·월세 대출이 규제돼 이주 대란도 우려된다. ‘내 집도 허가 받고 팔아야 하나’라는 개탄과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역풍도 만만치 않다.
정부 일각에서는 ‘매년 집값의 1% 보유세’ 언급 등 더 센 추가 대책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내년 6월 지방선거 악재를 우려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어설픈 대책”(전현희 최고위원)이라며 반발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가용한 정책 수단 역량을 집중 투입해서 경고등이 켜진 비생산적 투기 수요를 철저하게 억제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공시지가 기준 조정 등을 통한 보유세 인상을 지지하는 뉘앙스여서, 시장과 국민은 더욱 혼란스럽고, 부동산 정책 신뢰는 추락한다.
국민을 더 분노케 하는 것은, 10·15 대책 주역 4인은 이 대책이 죄악시한 수법을 동원했다는 점이다. ‘집값 내리면 사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해 7월 분당 아파트 갭투자로 6억 원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고, 지난 6월 입각 직전엔 한 채를 팔고 ‘주인 전세’로 살아 꼼수 논란을 부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재건축 조합원 입주권을 구입해 마련한 서초구 아파트에 살고,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과거 재건축 아파트 매매로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대출과 갭투자로 같은 아파트를 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서초구에 아파트가 2채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집값 과열의 진원은 주택 부족이다. 민주당이 공급확대 TF를 뒤늦게 구성했지만, 국민이 꺼리는 공공 주도에 집착해서는 실효성이 없다. 민간 주도의 재개발·재건축의 획기적 활성화 등 친시장적인 공급 로드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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