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호 논설고문
더불어민주당이 대법관 수를 확 늘리고 ‘4심제’인 재판소원 제도까지 강행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길게 보면 ‘이재명 구하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파기환송심이 재개되면 정권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공포감 때문이다. 민주당이 보전받았던 수백억 원대의 대선 비용도 토해낼지 모른다. 하지만 미시적으로 보면 조희대 대법원장 때문이다. 그가 2027년 6월 임기 말까지 버티는 게 두려운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연일 “조희대는 사퇴하라”며 핏대를 세우고 있다. 대법원장 청문회 때 “초심을 그대로 갖고 계셔 달라”던 서영교 의원은 돌연 ‘조희대-한덕수 회동’이란 가짜뉴스로 조리돌림의 선봉에 나섰다. ‘민주당 호소인’인 최혁진 의원은 더 했다. 국감장에서 ‘조요토미 희대요시’ 합성 사진을 꺼내 망신을 샀다. 그는 “조 대법원장을 추천한 사람은 김건희 여사 계부인 김충식”이라는 음모론까지 들고나왔다. 그만큼 좌파 진영에서 조 대법원장은 목에 걸린 가시이자 공적 1호다.
하지만 사람을 잘못 골랐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조희대는 흠이 없는 게 흠”이라고 극찬했다. 2014년 조 대법관 청문회에서다. 당시 그의 재산은 9억 원이었고 민주당 의원들은 “털어도 털 게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역대 가장 많은 찬성표로 대법관이 됐다. 2023년 조 대법원장 인사청문회 때는 더했다. 대법관 퇴임 후 대형 로펌에 가지 않고 전관예우도 전혀 없었다며 “파도 파도 미담뿐”이라고 했다. 그의 ‘2008년 수원역 노숙 소녀 사건’ 재심 무죄 판결을 ‘공판중심주의의 상징’이라 격찬했다. 민주당은 “3개월 지방 근무 갈 때도 칼같이 주민등록 할 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하다”며 인사청문회에 단 한 명의 증인·참고인도 신청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망신주기 프레임’이 먹히지 않으면서 조 대법원장 입지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오히려 ‘완주’ 가능성만 더 커졌다는 평가다. ‘조희대 국감 출석’과 ‘대통령실 김현지 국감 불출석’이 대비되면서 민주당은 역풍만 맞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조희대를 잘못 골라 자책골만 넣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구전략을 서둘러야 한다”고 하지만, 회군하기에 너무 멀리 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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