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무시한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 혼란이 커지는 와중에 정책 당국자의 부적절한 처신이 국민 고통을 더욱 키운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로도 평가받는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23일 ‘유튜브 사과’는 형식도 내용도 황당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사퇴 요구가 쏟아지는 게 이상하지 않다. 게다가 같은 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복기왕 의원은 “15억 원 정도는 서민 아파트”라고 했다. 서민의 재산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도 못한 채 가슴에 못 박는 발언이다.

이 차관은 23일 국토부 유튜브에 나와 “국민 여러분 마음에 상처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갭투자 의혹이 제기된 경기 성남시 백현동의 117㎡ 아파트에 대해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튜브 사과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당국자이든 국민에게 사과할 일이 있으면 기자회견 형식을 취하고, 기자들 질문도 받는다. 이 차관은 유튜브 방송 20분 전에 사과 사실을 공지했고, 질의 응답도 없었다. 유튜브에 출연한 동안에 댓글 창도 닫아 놓았다고 한다. 일말의 진정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내용도 가관이다. 수십 억원대 아파트 구매를 ‘아내 탓’으로 돌렸다.

복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15억 원 정도의 아파트면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라는 인식이 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억8580만 원이고,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도 12억4148만 원이다. 인용한 자료가 틀렸을 뿐 아니라 ‘서민 기준은 15억 원’이란 선까지 제시해 “부동산 천룡인(특권층)” 조롱을 자초했다. 여기에 서울 서초구에 고가 아파트 2채를 소유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내로남불 비판까지 받는다.

이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 동안에도 시장 혼란은 증폭된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역대 최대였으며, 집을 팔 퇴로도 막혀 도심 재건축도 좌초한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재건축 조합원은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분노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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