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이 1년간 ‘휴전’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부산에서 열릴 양국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중국 허리펑 부총리를 만난 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 유예하고, 미국도 100% 추가 관세를 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와 펜타닐 대응 강화, 틱톡 매각에도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 관세 협상엔 냉기류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조건을 수용하면 즉시 타결될 것”이라고 압박한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대미 투자의 주요 쟁점들이 아직 교착 상태”라며 온도차를 보였다. 한국은 국회 동의나 대국민 설득이 필요한 만큼 섣부른 합의는 부담스럽다. 정부가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는 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도 동맹국에 대한 일방적 압박 대신, 중국에 보인 유연함을 보이기 바란다.

미·중 휴전의 훈풍으로 코스피는 27일 장중 4038.39까지 치솟았다. 가장 큰 동력은 반도체 슈퍼 호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올해 시가총액 상승분의 절반을 차지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올 하반기 17조 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달러당 1430원대 고환율 속에서 외국인 총보유액이 1100조 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규제 정책과 확장 재정, 기준금리 인하 흐름이 맞물리면서 증시에 풍부한 유동성이 밀려들고 있다. 물론 불안 요인들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AI) 투자 과열,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은 시장에 잠복된 불씨다. 2030년부터 국민연금의 연금 지급액이 보험료 수입을 초과해 보유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구조적인 부담도 존재한다.

모처럼 자금이 부동산에서 증시로 이동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이 흐름을 최대한 살려 향후 5년을 ‘증시 밸류업’의 골든타임으로 삼아야 한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증시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며, 혁신 역량을 키워야 한다. 미·중 휴전으로 세계 무역에 다소 숨통이 트일 조짐이다. 이 절호의 기회를 경제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첫 단추는, 정부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해 한미 관세 협상부터 잘 마무리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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