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풍경

사진·글 = 김동훈 기자

“야흥∼나는야 인왕산 호냥이. 청와대와 서울 4대문 안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경치 좋은 인왕산 정상에 터를 잡고 살아온 지 1년. 올해 8월쯤만 해도 나를 처음 보는 인간들은 대개 “나비야” “야옹아”라고 부르지. 요즘에는 ‘더피’라는 생소한 영어식 이름으로 불러주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 ‘케데헌’에서 봤다며 어쩌고 하던데… 날 뭐라 부르든 상관없지만 선 넘는 터치는 삼가 줬으면 좋겠어. 그나저나 ‘하늘이 높고 고양이는 살찐다’는 천고묘비(?)(天高猫肥)의 계절이로다.”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에 영화 속 배경이 된 낙산 성곽길, 남산타워 등 서울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인 인왕산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이점은 MZ세대와 외국인들의 방문이 눈에 뜨일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는 것. 10월의 평일 점심시간대, 338m 인왕상 정상부근 너럭바위에는 ‘아재’(아저씨)들은 간데없고 레깅스와 애슬레저(athleisure) 차림으로 김밥과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든 MZ세대와 외국인 여행객들로 가득 메우고 있다. 인왕산이 ‘도심형 산행’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오르기도 쉬워 앞으로 더 많은 내외국인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 산에 오르기 딱 좋은 날씨네. 거기 누구 츄르 하나 있음 줘봐라. 이 경치에 츄르 간식 하나 정도, 나 ‘인왕산 호랭이님’에게 괜찮잖아?”

■ 촬영노트

인왕산 정상에는 두세 마리의 고양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회가 된다면 일명 ‘더피’와 기념사진 한 장 남겨보길.

김동훈 기자
김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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