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3분의1 통폐합”

국감서 신중하지 못한 발언

특별사법경찰 수사권 관련

금융위원회와 이견 드러내고

금융사 회장 선임 개입 시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첫 국정감사를 통해 거침없는 발언을 내놓아 금융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 수장으로서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와 신뢰 제고를 촉구하는 것은 본연의 업무지만, 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을 토해냈기 때문이다. 감독 정책을 지휘하는 금융위원회와도 신경전이 예상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번 국정감사 중에 논란이 되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놨다. 금융 당국의 새마을금고 감독 권한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며 “3분의 1은 통폐합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 여파로 올해 상반기 연체율이 8.37%를 기록하는 등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다.

새마을금고가 금융 전문성이 없는 행정안전부의 감독을 받다 보니 건전성 관리에 소홀해 감독 권한을 금융 당국이 가져올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감독당국 고위 인사가 금융기관 존립을 거론하는 것이 시장의 불안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어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행안부의 감독 능력을 문제 삼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시장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2023년에도 일부 금고에서 발생한 부실 대출과 합병 소식으로 고객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한 달 동안 예금 18조 원이 빠져나가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지난 2011년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새마을금고가 시장 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대비하라”고 한 뒤에도 2조 원 넘는 예금이 이탈했다.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 보장을 주장하는 과정에서는 금융위와의 이견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형사소송법에는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수사 권한을 제한한 규정이 전혀 없는데, 금융위의 감독 규정으로 임의적으로 인지수사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국감장에 함께 배석한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향해 “금융위도 입장을 선회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감 이후 금감원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를 위한 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민간조직인 금감원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논의가 필요한 쟁점”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장이 특정 금융그룹 회장의 선출 과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원장이 BNK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을 두고 “특이한 면이 많이 보인다”며 “필요 시 수시 검사를 하겠다”고 발언하면서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이 원장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는 과정이 있었으나 현재 수시 검사 계획을 잡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지현 기자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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