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까지 도쿄서 모빌리티쇼… ‘수입차 불모지’ 돌파 주목
현대차 ‘디올 뉴 넥쏘’ 최초 공개
기아,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 차량
BYD 전기 경차-PHEV 동시 내놔
토요타는 ‘최고급 센추리’로 방어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신시장을 개척하려는 한국·중국과 안방을 수성하려는 일본 간 ‘자동차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한·중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차를 무기로 일본 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고, 일본 업체는 하이엔드(최고급·high end) 전략으로 맞받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재팬 모빌리티쇼 2025’가 오는 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다. 일본 토요타, 혼다, 닛산을 비롯해 현대자동차·기아, 중국 비야디(BYD),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15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참가했다.
올해 행사의 관전 포인트는 자국 시장을 지키려는 일본과 이를 뚫으려는 한·중의 치열한 수싸움이다. 일본에서는 수입차 인기가 없어 재팬 모빌리티쇼에 참여하는 외국 브랜드도 다른 모빌리티 행사와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JADA)와 일본자동차수입협회(JAI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신차 442만 대 중 수입차는 32만 대로 7%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도 9만 대는 일본 제조사들이 해외에서 생산해 역수입한 차량으로 순수 수입차 비중은 5%에 그쳤다.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를 무기로 2005년 이후 20년 만에 일본 모터쇼에 동반 출격했다. 현대차는 7년 만에 2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수소차 ‘디 올 뉴 넥쏘’를 일본 시장에 최초로 공개했다. 넥쏘의 수소 저장탱크 저장량은 6.69㎏으로, 5분 내외의 짧은 충전 후 최대 720㎞까지 달릴 수 있다. 이는 승용 수소전기차 기준 가장 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다. 또 150㎾급 전동 모터가 적용돼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을 7.8초로 줄였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일본 시장에 넥쏘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유석 현대차 부사장은 “완성도 높은 품질과 고객 중심의 상품 라인업을 일본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진정성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첫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차량(PBV)인 ‘더 기아 PV5’를 앞세워 일본 전기차 밴 시장을 공략한다. PV5는 4695㎜ 길이와 1895㎜ 전폭을 기반으로 우수한 회전반경(5.5m)성능을 확보해 일본의 좁은 도로 환경에서도 효율적이고 편리한 운행이 가능하다. 중형으로 제작된 PV5는 탑승 목적에 따라 △여객(패신저) △카고(화물) △교통약자 탑승(WAV) 등의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기아는 내년 PV5 패신저와 카고 모델을 먼저 선보이고, 이후 WAV에 이어 2027년에는 후속 모델 ‘PV7’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BYD는 일본 시장만을 위해 개발한 전기 경차 ‘라코’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BYD 씨라이언 6 DM-i’를 함께 내놓으며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했다. BYD는 2022년 7월 일본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 이후 ‘아토3’ ‘돌핀’ ‘씰’ ‘씨라이언7’ 등 여러 모델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BYD는 2027년까지 7∼8개의 신모델을 더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꾸준히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BYD는 2023년 1.5%였던 일본 내 순수전기차(BEV) 시장점유율이 올해 상반기 6%까지 오르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업체들도 반격에 나섰다. 토요타는 최고급 내수용 모델 ‘센추리’를 그룹 내 다섯 번째 독립 브랜드로 출범시켰다. 기존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위치에서 영국 수공예차 롤스로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쿠페형 SUV로 제작된 센추리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검은색 위주의 정제된 색상에서 벗어나 과감한 오렌지 외장 컬러를 덧입혔다. 지붕이 낮고 완만하게 떨어져 기존 센추리 SUV에선 볼 수 없던 스포티함을 뽐낸다. 구동 방식과 실제 양산 시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키오 회장은 “초대 센추리 탄생으로부터 반세기 이상 지난 지금, ‘재팬 이즈 넘버원’이라고 불리던 시대는 지나가고 잃어버린 30년이란 말이 굳어졌다”며 “센추리를 ‘재팬 프라이드’를 세계에 알리는 브랜드로 키워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혼다는 신규 전기차 전용 라인업 ‘혼다 0’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인 ‘혼다 0 살룬 프로토타입’과 중형 전기 SUV인 ‘혼다 0 SUV 프로토타입’을 처음 소개했다. 통상 전기차는 배터리 탑재로 차량 무게가 증가하고 두께도 늘어나는데, 혼다는 이를 뛰어넘는 전기차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얇으면서 가벼운’ 접근 방식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근홍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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