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희의 ‘차이나 스캔’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중국이 마침내 ‘35세의 벽’을 흔들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공무원 시험 응시 상한 연령을 35세에서 38세로 올리면서다. 정보기술(IT) 업계 등에선 35세가 되면 회사를 나가야 하고, 35세 이상의 실직자는 재취업이 어려워 ‘35세의 저주’라는 말이 흔했지만 고령화와 노동 인구 감소 등이 맞물리며 중국이 인력 관리 체계를 재설계하는 모양새다.
최근 중국 국가공무원망은 ‘2026년 중앙행정기관 및 직속기관 공무원 채용 공고’를 발표했다. 이번 시험을 통해 중국 정부는 내년 3만8100명의 국가직 공무원을 선발할 예정인데 응시 연령이 일반 응시자의 경우 18세 이상 38세 이하, 석·박사 학위 취득(예정)자의 경우 43세 이하로 공지했다. 일반 응시자는 35세 이하, 석·박사 학위 취득(예정)자는 40세 이하였던 것을 각각 상향 조정한 것이다. 1994년 공무원 채용 규정이 제정된 이후 ‘35세 상한선’이 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30대 후반 구직자들에게 공무원의 문이 열리자 SNS에는 “이제 우리 세대에게도 다시 기회가 생겼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앞서 허난(河南)성, 후베이(湖北)성 등 일부 지방정부가 공무원 시험 상한을 40세로 높인 바 있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연령 상향은 훨씬 상징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35세 취업 절벽’으로 상징되던 나이 차별 구조가 국가 제도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식 수정된 셈이다.
채용 연령 상향 움직임은 일부 민간기업으로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춘추(春秋)항공은 최근 승무원 연령 제한을 40세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춘추항공의 승무원은 약 3400명으로 70%가 30세 미만이며 평균 연령은 28세여서 이번 조치는 중국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노동시장 구조 전환의 신호’라고 평가한다. 정년 연장 정책 및 고령화 대응 전략이라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35세 이상 구직자들을 배려하다 20∼30대 초반 구직자들의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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