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인사이드 -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의 ‘뚝심’
구의회 8억 예산 전액 삭감에도
불굴의 투혼… 주민에 용기 전해
개미마을 등 노후지역 개선 박차
공약 사업 67개 중 54개 마무리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한 여자 실업 농구팀인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이 지난달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 서울시 대표로 출전해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2023년 3월 창단된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이 구의회의 일방적인 예산 전액 삭감 속에서도 급성장하면서, 여자농구단을 꿋꿋하게 지원해 온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의 리더십도 덩달아 조명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대문문화체육회관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이 구청장은 전국체전 2연패를 올린 여자농구단에 대해 “조기 은퇴하거나 팀에서 방출되는 등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선수들이 방과후 교사와 택배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농구를 포기할 기로에 섰다가,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으로 모여 새로운 출발을 했던 것”이라며 “창단 2년 6개월여 만에 다시 한 번 주민들에게 꺾이지 않는 의지와 투혼의 열정을 보여드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주민 서포터스 여러분과 함께 힘차게 농구단을 응원했는데, 주민들끼리 화합하고 주민의 일상에 체육 활동이 자연스럽게 융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은 지난해 4개 대회에서 12경기 연속 무패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지만 서대문구의회 의원들에 의해 운영 예산 8억4000만 원이 전액 삭감되는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구슬땀을 흘린 여자농구단은 전국 13개 팀이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정상에 올랐다. 서대문구는 구의회의 예산 삭감에 대응해 지난달 SM그룹과 여자농구단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이 구청장은 “여자농구단이 지펴내는 희망의 불씨를 통해 지역 꿈나무 운동선수들과 주민들께서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서대문구에서 학창시절(명지고·연세대)을 보냈고, 이후 재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덕분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구내 현안을 쏙쏙 꿰고 있는 ‘민원해결사’로 불리고 있다. 지난 2022년 7월 인왕시장에서 취임식을 가졌던 이 구청장은 현재 민선 8기 공약사업 67개 중 54개를 매듭지었다. 이 구청장은 “인왕시장·유진상가 재개발사업을 진척시켜 서대문구가 장차 서북권 랜드마크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면서 “국회의원 시절엔 큰 그림에서 지역을 보았다면 현재는 구청장으로서 주민의 곁에서 정책 수립부터 집행, 결과 도출까지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과 9월엔 14개 동을 돌며 ‘찾아가는 구청장 현장민원실’을 진행했다.
현재 이 구청장은 노후화된 주거지역의 환경 개선을 위한 정비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구청장 취임 직후 38개소였던 서대문구 내 정비구역이 현재 56개소까지 증가했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던 ‘개미마을’ 일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재개발사업과 서울 서북권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홍제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은 이 구청장의 대표적인 역점 사업으로 꼽힌다. 그는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4739가구) 정비사업인 ‘북아현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구청장은 “법적 하자 없는 사업계획뿐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한 조합 운영과 갈등 해소가 선행돼야 신속하게 정비사업 절차가 추진될 수 있다”면서 “지난 2023년부터 교수·건축사·변호사·회계사·감정평가사 등 정비사업 관련 전문가들을 섭외해 정비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는 아카데미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지난해 상·하반기 8회씩 총 16회 강의에 2568명이 참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737명이 수강했고, 9월 23일 시작한 하반기 아카데미는 오는 12월 16일까지 8차례 수업을 진행한다.
서대문구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우수한 반려동물 정책들을 펼친다고 자부한다.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반려동물 전담부서인 ‘반려동물지원과’를 신설했고, 반려동물 문화센터인 ‘내품애(愛)센터’를 지난해 4월 개소하기도 했다. 센터에서는 유기·유실된 동물을 보호하고 새로운 가족에게 입양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주인을 잃어버린 강아지 78마리가 센터에서 안전하게 보호받다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글로벌 힐링 명소로 성장한 홍제폭포는 더욱 발전시키고, 카페 매출을 활용한 장학사업도 확대한다. 이 구청장은 “올해는 214명에게 총 약 4억1000만 원의 행복장학금이 지급된다”면서 “오는 6일 ‘홍제폭포 복합문화센터’가 개관하는데, 앞으로도 홍제폭포 일대를 주민과 외국인들이 더욱 오래 머물고 싶은 복합적인 명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이 구청장은 2023년 4월 홍제천의 홍제폭포를 조망할 수 있도록 ‘카페폭포’를 조성했다. 외국인들까지 몰려들며 홍제폭포의 누적 방문객은 330만 명을 넘어섰고, 누적 매출액은 42억 원을 돌파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대문구는 지난해 114명에게 총 2억 원의 ‘행복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전세원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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