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국시리즈는 LG 트윈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야구의 여운은 여전히 뜨겁다.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최근 야구를 주제로 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우승과 준우승 팀을 다룬 책부터, 팬심과 과학으로 접근한 다채로운 시선의 책까지. 시즌이 끝난 뒤에도 야구는 계속된다.
우선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책은 LG 트윈스를 두 번의 통합우승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의 첫 에세이 ‘결국 너의 시간은 온다’(웅진지식하우스)다. 통산 타율 1할대의 평범한 선수였던 그는 코치, 프런트, 단장을 거쳐 감독으로 성공의 길을 밟았다. LG의 오랜 암흑기를 끝낸 그는 이제 ‘염갈량’이라는 별명처럼 트렌드를 선도하는 전략가로 평가받는다. 책은 그의 실패와 재기, 리더십과 철학을 20년간의 노트와 함께 풀어낸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출간 소식을 알린 책은 온라인 서점에서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하는 등 벌써부터 화제다.
준우승을 차지한 한화 이글스를 조명한 ‘불꽃한화’(페이스메이커)는 15년간 현장 일선에서 팀을 지켜본 기자의 기록을 담았다. 17년의 암흑기, 끊임없는 리빌딩, 그리고 꺼지지 않은 팬심. ‘언제쯤 다시 불꽃이 타오를까’라는 갈망을 버티며, 스탠드를 지켜온 팬들의 이야기가 진심을 더한다. 성적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패배의 무게와 회복의 시간, 그리고 다가올 ‘한화의 시대’를 위한 응원이 담겨 있다.
팬의 시선에서 야구를 새롭게 조명한 책도 있다. 김영글의 에세이 ‘아무튼, 야구’(위고)는 야구를 통해 삶을 다시 감각하게 된 이야기다. 몇 해 전 우연히 야구에 빠진 그는 “야구는 재밌으려고 보는 게 아니라 화내려고 보는 것”이라며 팬심의 복잡함을 위트 있게 그려낸다. 여성 야구팬에 대한 사회적 편견, 좋아하면서 느끼는 부끄러움, 팀을 향한 애정과 모순된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내며, ‘왜 사람들은 야구에 인생을 거는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과학잡지 ‘에피’(이음)도 최신호인 33호의 주제를 ‘야구’로 잡았다. 야구와 과학의 교차점에 주목해 물리학자 이종필은 오타니 쇼헤이의 ‘스위퍼’ 구종을 해부하고, 야구 배트의 구조 변화를 설명한다. 기후연구자 남종영은 기후위기가 야구 경기력과 심판 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명한다. 자동스트라이크존(ABS)의 도입은 ‘야구의 진화인가 타락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또한 정민철 해설위원의 인터뷰는 감각과 데이터, 경험과 통계 사이의 균형을 되짚으며 야구가 ‘생각하는 스포츠’임을 증명한다.
신재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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