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 바우쉬의 ‘카네이션’ 공연의 한 장면.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피나 바우쉬의 ‘카네이션’ 공연의 한 장면. LG아트센터 서울 제공

“제가 당시 배웠던 발레와 달리 ‘카네이션’을 처음 봤을 때는 모든 무용수가 같은 시간에 다른 걸 하더라고요. 또, 무대에 꽃이 폈다는 것도 충격적이었어요. 여기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했죠.” (김나영)

LG아트센터 서울은 오는 6~9일 피나 바우쉬의 ‘카네이션’을 25년 만에 다시 올린다. 이 작품은 지난 2000년 LG아트센터 서울의 개관작으로 공연된 바 있다.

‘카네이션’은 현대무용의 전설 바우쉬의 대표작 중 하나로, ‘탄츠테아터’의 정수를 보여주는 초기작이다. 탄츠테아터는 무용과 연극을 결합한 현대무용의 한 장르이며 바우쉬가 새롭게 정립한 형태다. 바우쉬가 2009년 타계한 이후로는 그가 만든 무용단 ‘탄츠테아터 부퍼탈’이 그의 작품을 세계 곳곳에서 공연하며 그의 예술적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카네이션’의 경우 칠레 안데스 산맥의 카네이션 들판에서 영감을 얻었다. 무대에는 카네이션 9000송이가 놓이고 무용수들은 이 위에서 춤을 춘다.

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나영 리허설 어시스턴트는 “바우쉬와 오래 한 무용수들은 각자 경험한 것들을 종합해 젊은 무용수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바우쉬의 작품을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고 자기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지금의 모습이야말로 바우쉬를 미래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나영 어시스턴트는 발레를 전공하던 중 바우쉬의 ‘카네이션’ 무대에 한눈에 반해 1996년에는 탄츠테아터 부퍼탈에 입단한 뒤 30년째 무용단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2000년과 달리 이번에는 무용수가 아닌 젊은 무용수들을 지도하는 역할로 합류했다.

김 어시스턴트의 설명대로 이번 작품에는 바우쉬와 생전부터 함께 활동한 무용수(안드레이 베진, 아이다 바이네리)와 2019년 이후 합류한 젊은 무용수들이 한 무대에 오른다.

다니엘 지크하우스 예술감독은 “‘카네이션’에는 폭력적인, 그리고 어떻게 보면 권력이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장면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바우쉬는 본인만의 해석을 관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며 “‘카네이션’을 포함한 그의 작품들은 많은 부분이 우리의 삶과 현실과 조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김유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