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AP 연합뉴스
지난 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AP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4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미북 정상 회동은 불발됐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물밑에서 회동을 대비한 동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가 한반도 정세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정원은 이날 서울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국정원은 “관심을 모은 APEC 계기 미북 정상 회동이 불발됐으나 물밑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대비해 둔 동향이 다양한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며 “미 행정부의 대북 실무진 성향을 분석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북한의 핵 보유국 레토릭(수사)에 있어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김정은이 미국과 조건부 대화를 시사한 최고인민회의 이후 핵무장에 대한 직접 발언을 자제하며 수위 조절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어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시 김정은과 만남 의향을 표명한 상황에서 대화 여지를 감안해 (북한) 최선희 외무상의 중국·러시아 방문을 막판까지 고심했던 게 포착됐다”며 “국정원은 김정은이 대미 대화의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향후 조건이 갖춰지면 미국과 접촉에 나설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에서 미국 내에 있는 국제 및 대북 일꾼들과 여러 지도자 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최근 들어 많이 축적하고 있는 것을 하나의 증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내년 2월 9차 노동당 대회가 열린 뒤,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열병식을 열고 미북정상회담이 추진될 수 있다고 박 의원은 브리핑에서 설명했다. 다만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이날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한 게 아니라, ‘내년 3월이 정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정도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김 위원장의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 건강에 대해 “기저질환이 있다고 알려졌음에도 지방과 평양을 오가는 장시간 이동과 각종 행사를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으므로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곽선미 기자
곽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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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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