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정규직 근속하며 보험료 납부한 ‘베이비붐 세대’ 은퇴 영향
고소득 직장인들이 속속 은퇴하면서 ‘월 200만 원 이상 국민연금 수령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 사이에 20배가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화·고도성장기에 정규직으로 오랜 기간 근속하며 꾸준히 보험료를 납부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연령을 맞은 결과로 해석된다.
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월 200만 원 이상 국민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8만791명으로, 지난해 말(약 5만 명)보다 3만 명 가량 늘었다.
특히 불과 3년 전인 2021년 말 1353명에 불과하던 고액 수급자가 △2022년 5410명 △2023년 1만7810명 △2024년 5만명을 거쳐 2025년에는 11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3년 사이 20배가 넘게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변화는 1950년대 후반~1960년대 초반생 ‘베이비붐 세대’가 국민연금 수급기로 진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들은 산업화·고도성장기에 정규직으로 오랜 기간 근속하며 꾸준히 보험료를 납부한 세대다.
다만 월 200만 원 이상을 받는 고액 연금 수급자는 전체의 0.7%에 불과하다.
‘연금 200만 원 클럽’에 들기 위해선 △40년 이상 장기 납입 △연금 수령 시기 연기(최대 5년) △부양가족 가산금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현재 연봉 1억 원이 넘는 고소득자라도 30년 납입만으로는 월 200만 원을 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은 ‘소득 비례형’ 구조지만 보험료 산정 상한선이 월 637만 원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상한을 초과한 금액은 반영되지 않는다.
연금 격차는 단순한 소득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기근속이 가능했던 산업화 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잦은 이직·비정규직 중심의 고용 구조 속에서 납입 기간이 짧고 보험료 수준도 낮기 때문이다.
연금정책 관계자는 “1950년대생은 국민연금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마지막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MZ세대가 같은 조건으로 노후를 맞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임정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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