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뮤지컬 ‘#0528’ 韓무대 올리는 유한곤 포커스테이지 대표

유한곤 포커스테이지 대표. 윤성호 기자
유한곤 포커스테이지 대표. 윤성호 기자

K-뮤지컬 시장이 활황인 가운데 유한곤 대표가 이끌고 있는 중국 제작사 포커스테이지가 한·중 뮤지컬 시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포커스테이지는 ‘블랙 메리 포핀스’ ‘미아 파밀리아’ 등 한국의 창작 뮤지컬을 중국판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시켰다. 그중 ‘미아 파밀리아’는 중국 내에 이전에는 없던 상설·오픈런 공연을 대중화시켰으며, 지난 6년간 3000회 이상 공연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접변’에 이어 최근 ‘#0528’(내년 1월 11일까지·링크아트센터드림)을 선보인 유 대표를 공연의 메카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최근 만났다.

유 대표는 “지난해 한국에서 ‘접변’의 반응이 너무 좋더라”라며 “이번 작품도 소극장이지만 볼거리가 많고 웃기면서도 따뜻한 작품이니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0528’은 미국 브로드웨이의 귀신이 머무는 집 528호를 배경으로, 뮤지컬 배우 지망생 에기와 한때 같은 꿈을 꾼 두 유령의 이야기를 그린다.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국내 관객의 감수성에 맞게 몇 가지 설정에 손을 댔다. 강시가 떠오르는 원작의 모습을 조금 더 평범하게 바꾸고, 부적 대신 타로 카드를 활용하는 식이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유 대표는 공연에 대한 애정을 갖고 한국행을 택했다. 유 대표는 한국에 대해 “아시아권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가장 잘한다”고 말했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공연 제작을 전공한 그는 이후 양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에선 최근 뮤지컬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유 대표의 ‘미아 파밀리아’ ‘미오 프라텔로’가 극장 상주형 작품으로 성공하면서 중국 내 한국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유 대표에 따르면 현재 상하이(上海)의 뮤지컬 거리에는 최소 스무 편 이상의 한국 작품이 동시에 무대에 오르고 있다. 소극장이 몰려 있는 게 한국과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다. ‘회전문 관객’ 등 마니아층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상하이 인민 광장 주변은 대학로 같은 분위기예요. 인근에 소극장이 100개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2030 여성 팬이 많은 것도 똑같은데 한 공연을 200∼300회 넘게 본 관객도 있어요.”

뮤지컬 ‘아가사’ ‘팬레터’ 등을 비롯한 한국 뮤지컬에 매료됐던 유 대표는 이제는 한국에 중국 라이선스 뮤지컬을 소개할 정도로 성장했다. 유 대표는 “한국 뮤지컬을 번안해 올릴 때는 중국 관객의 입맛에 맞게 가사 하나하나에 깊은 의미를 담아야 한다”며 “이렇게 번역된 넘버(뮤지컬 노래) 영상이 한국 팬들 사이에서 공유되기도 하더라. 오히려 중국 가사가 더 아름답다는 평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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