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팩트시트 왜 늦어지나

 

구윤철 “경제 분야는 마무리”

안보 문제 발목 잡고 있는듯

안규백 “美부처간 원잠 조율”

美 수정안 오면서 발표 지연

대화하는 안보·외교 수장

대화하는 안보·외교 수장

위성락(왼쪽) 국가안보실장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가 관세협상 세부 협의와 관련한 ‘합동 설명 자료’(JFS·조인트 팩트시트) 발표를 앞두고 5일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관세 및 대미투자 관련 협의가 마무리된 가운데 원자력잠수함(원잠) 도입을 비롯한 안보 분야에서 새로운 돌발 변수가 발생해 양국이 최종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경제 분야 시트는 마무리가 다 됐고 안보 분야 시트만 마무리되면 팩트시트에 사인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팩트시트는) 사실 어제 오전에 끝날 것으로 알고 저희들도 준비했다”면서도 “원자력잠수함과 또 여러 가지 협정 이런 문제들이 미국 내 여러 정부 부처에서 조율이 필요해서 시간이 좀 지체된 것 같다”고 했다. 당초 한·미 양국은 전날 정오쯤 조인트 팩트시트를 발표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조율했지만 끝내 일정을 연기했다. 전날 늦은 오전쯤 원잠 도입에 미 측의 수정안이 오면서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가 지연되는 분위기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군 일각에선 원잠 승인에 대해 미국 내 유관 부처 간 동의가 이뤄지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57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방한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원잠 도입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국무부·에너지부와 계속해서 신중하게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원잠 도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부처 간 협의에 대해선 ‘신중’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한편, 통상 분야 협상은 대부분 마무리 단계로, 반도체를 비롯한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율 정도만 최종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약속받았다고 했는데, 미 측이 이 조건에 대해 상당 부분 의견 일치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또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 대한 무관세 조치의 경우 별도 협의를 통해 한국 측 주장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항공기 부품에 대해서는 무관세 원칙을 MOU에 반영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무관세 시점과 관련해서는 한·미 간 합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승현 기자, 정충신 선임기자, 신병남 기자
권승현
정충신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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