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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영웅으로 칭송받던 스포츠 스타가 휴대전화 충전선을 의료용 산소 기구로 위장, 암 투병을 가장한 뒤 거액을 챙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과 BBC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에서 ‘허링(하키와 비슷한 스포츠)계의 마라도나’로 불렸던 스타 선수 DJ 캐리(54)가 암 치료비 명목으로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34만5000파운드(약 6억5000만 원)를 가로챈 혐의로 법정에 섰다.

그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고 속이며 피해자들에게 코에 의료용 튜브를 꽂은 듯한 사진을 보냈으나, 실제로는 아이폰 충전 케이블을 코에 꽂은 모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캐리는 피해자들에게 병원 치료 중 과다 방사선 노출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건당국(HSE)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곧 100만 유로 이상의 배상금을 받을 예정이라며 피해자들에게 돈을 빌렸다.

재판을 맡은 마틴 놀런 판사는 “그는 당국을 상대로 어떤 소송도 제기하지 않았다”며 “결국 돈은 돌려줄 의사도, 방법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캐리는 허링과 핸드볼 모두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인 아일랜드 스포츠계의 전설적인 인물”이라며 “피해자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자 했던 착한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사기범들은 보통 인간의 탐욕을 이용하지만, 캐리는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악용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과가 없고 사회에 기여해온 점을 고려해 법원은 그에게 징역 5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법정에 선 캐리는 두 손을 모은 채 무표정하게 판결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아일랜드 허링계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올아일랜드 우승 5회, 올스타상 9회를 수상한 바 있다. 2006년 은퇴 당시 그는 ‘젊은 세대의 우상이자 허링의 전설’로 불렸다.

장병철 기자
장병철

장병철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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