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 시행 2주 만에 전세난을 보여주는 수치가 4년여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대출 강화와 실거주 의무 등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따른 매물 잠김과 그로 인한 전세대란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5일 KB 부동산 주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60.16으로 조사됐다. 2021년 10월 4일 이후 처음으로 160선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의 실거주 의무가 강화된 탓에 임대 물건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세 공급자 역할을 해온 갭투자자와 다주택자의 물량이 시장에 풀리지 못하면서 전세난 속 전세 공급 부족이 지표로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전세수급지수가 160선을 넘어서면서 시장에서는 후속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상반기 150~160선에서 움직이던 지수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2법 시행 이후 190선을 넘겼던 전례가 있어서다. 당시 전세수급지수는 2020년 1∼4월 150선에서 5월 160을 넘겼고 임대차2법이 시행된 8월 180.5로 대폭 오른 뒤 9월 187.0, 10월 191.1로 꾸준히 상승하며 ‘최악의 공급 상황’으로 볼 수 있는 200선을 향해 치달았던 바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 가격도 통계 개편이 있었던 2022년 11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5억7333만 원을 기록했다.

건설업계는 내년에도 임대차 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주택 전세 가격이 연간 4.0% 오를 것으로 봤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매수세 둔화에 따른 전세 수요 유입, 실거주 수요 증가 등이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수도권은 연간 5.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소현 기자
이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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