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출신으로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칭하는 조란 맘다니(34)가 임대료 동결과 무상 버스 등 좌파 공약을 내걸고 4일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의 시장에 당선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시대 미국 정치의 극단화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뉴욕시 시의원 4년 경력이 전부인 맘다니가 50.4%의 득표율로 노련한 정치 거물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200여만 명 중 100만 명 이상이 맘다니에게 표를 줬는데 20, 30대 청년층과 이민자, 유색인종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맘다니 당선은 미국 정치에 큰 충격을 줄 것이다. 좌파 세력과 트럼프 지지 마가(MAGA) 세력이 충돌해 미국이 더 격렬한 정치적 내전에 휩싸일 가능성도 커졌다. 두 세력은 정치적 성향만 극좌·극우로 다를 뿐 모두 미국 사회 문제를 포퓰리즘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맘다니 공약은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다. 임대료 동결과 무상 보육, 비영리 시영 슈퍼마켓은 시장경제 원리와 충돌하고, 무상 버스엔 연간 7억 달러가 든다. 그가 당선 연설에서 “선거라는 시(詩)는 끝났고, 집권이라는 산문을 쓸 때”라고 했지만, 어떤 행정을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
한국도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 있다. 그는 살인적인 물가에 고율 임대료와 저임금으로 고통받는 서민과 젊은층의 불안과 불만을 파고들었다. 10여만 명이 맘다니 캠프 자원봉사자로 나선 배경이다. 변변한 일자리도 없는데 월세는 오르고 생활비가 급등하는 현실은 뉴욕이나 서울이나 비슷하다. 이런데도 미래세대를 위하긴커녕 나랏빚을 떠넘기는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는 것은 개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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