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34주년 특집 - 베이비붐 1세대 ‘인생 2막’ 리포트
(6) ‘웰에이징’을 위한 10계명 <끝>
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과 교수
전통적인 직장 경력에서 벗어나
AI 등 새로운 지식 습득도 필요
“은퇴 후에 적어도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합니다. 여기에 최소 5년은 걸립니다. 임박해선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 한국노년학회장, 한국생애설계협회장 등을 지낸 노인복지 전문가인 최성재(사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5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노후설계를 은퇴를 앞둔 이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낙관주의에 빠져 손 놓고 있다간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교수는 현재 베이비붐 1세대(1955∼1963년생)가 취업난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안일함’을 꼽았다. 직장생활을 할 때 많은 사람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착각에 빠져 은퇴 후의 삶을 대비할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과거엔 평균 수명이 지금보다 짧아 노후 준비를 하지 않은 사람도 남은 생을 사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며 “그들을 보면서 ‘나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던 베이비붐 1세대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안정적인 재취업을 위해 이르면 40대 초반부터 은퇴 후의 삶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공지능(AI) 활용이 일반화되고 있는 사회 변화를 무시한 채 전통적인 직장의 경력을 바탕으로 재취업을 노리긴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평균 수명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인 만큼, 적어도 10년 이상은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젊을 때 시작해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퇴근 후 힘들더라도 사이버대나 평생교육원 등을 다니면서 기초적인 정보기술(IT) 지식이라도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기간에 재취업을 준비한 이들은 재취업의 선택지가 적다”며 “지속 가능한 직업을 갖기 위해선 시간을 더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 교수가 전문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은퇴 후 대다수 사람이 단순 노동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최 교수는 “은퇴 후 다시 사회로 돌아가 나름대로 역할을 할 경우 삶의 가치나 보람을 찾을 수 있다”며 “단기성으로 대체 가능한 업무만 하다 보면 그런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도 강조했다. 현행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1000명 이상 기업의 사업주는 피고용자의 퇴직 예정일 3년 전에 16시간 이상의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최 교수는 “재취업 준비를 하기에 16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마저도 대기업 같은 큰 회사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가 나서서 국민에게 노후 준비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일깨워 주고, 이들이 장기적인 노후 준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젊은 세대에게도 발 빠르게 움직일 것을 당부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노후 또는 은퇴 설계에 초점이 맞춰진 교육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해외에선 이를 보다 확장한 ‘생애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생애 설계란 유년기, 청소년기, 중년기, 노년기 등 인생의 주기를 나누고 주기별 목표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개념을 뜻한다. 최 교수는 “청년기부터 미래를 계획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은퇴 이후의 삶 역시 자연스럽게 준비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현웅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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