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34주년 특집 - 베이비붐 1세대 ‘인생 2막’ 리포트
(6) ‘웰에이징’을 위한 10계명 <끝>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중장년 대다수가 꿈꾸는 노년의 모습은 ‘웰에이징(Well-Aging)’, 즉 건강하고 여유로운 환경에서 행복하게 나이 들어가는 삶이다. 모두의 꿈이라고 해서 이루기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나이는 저절로 먹지만, 건강과 경제적 여유 가운데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없다. 오히려 은퇴 전부터 꾸준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간신히 얻을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떻게 하면 노년기의 건강과 경제적 여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지, 관련 전문가들에게 지침을 받아 봤다.
“고정비용 파악 최우선… 부동산보다 배당주 투자 추천”
■ 김진웅 NH투자증권 연구위원
금융 중심으로 자산 재편하고
3대 연금 가용수준 점검해야
노후의 건강과 행복은 ‘충분한 자산’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 은퇴 후 자산 설계가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인 이유다.
김진웅(사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노후 준비에 정답은 없다”면서도 “만약 현재까지 준비하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당장 십계명을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먼저, 매월 생활비 지출 규모부터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김 위원은 설명했다. 고정비용과 줄여도 되는 비용 항목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야 구체적인 자산 설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주택은 고정 비용에 해당되는데 매월 지출해야 하는 현금이 부족하다면 주택 규모를 줄이거나 현 거주지보다 시세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를 가 고정비를 줄이는 대신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좋다”며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3대 연금의 가용수준과 무심코 가입했던 보험 내역이 있는지도 점검해 매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 놓으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올해 서울·수도권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은퇴자의 경우 자산 구성을 금융자산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권했다.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그는 “은퇴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여유롭게 사는 분들은 금융자산 비중이 높았다”며 “다만 금융자산의 절반은 원금 보장 상품에 투자하고 나머지 절반은 5∼10년 뒤 지출용으로 고수익 상품에 가입해 손실 위험을 분산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은퇴자에게 권하는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는 배당주를 추천했다. 증권시장에서 배당주는 1년에 시기를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배당을 하는 데다, 주식 시세 변동성도 성장주보다는 적기 때문에 ‘꿩 먹고 알 먹는’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김 위원은 자녀 부양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베이비부머에게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은퇴 이후 자녀 학비, 결혼비용 등에 적잖은 비용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산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금전 지원을 할 경우 자칫 가족 전체의 삶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노후와 자녀의 노후를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정확한 계산 없이 지원했다가 동반 빈곤상태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해야 하는 시점도 고민해야 한다”며 “여유 현금흐름이 있다는 전제하에, 조기에 자산을 증여해서 세금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은 “은퇴에 임박해서 (자산설계를) 고민하지 말고 현직에 있을 때 생애 주기를 따져 투트랙으로 자산증식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며 “경제적 역량을 높이는 공격적 투자와 은퇴 후 생활비를 형성해 가는 자산관리를 병행하다 보면 어느새 안정적 노후 기반이 마련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이보다 건강수명이 중요… 시간·돈 들여 운동 배워야”
■ 장건영 서울아산병원 전문의
인지능력 떨어지지 않은 ‘영올드’
지속적 외부활동·근력운동 중요
갓 65세 이상 노령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1세대(1955∼1963년생) 사이에서 건강수명은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꼽힌다. 문화일보가 지난달 17∼22일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실시한 창간 34주년 기념 베이비붐 1세대 온라인 패널조사(1955∼1963년생 남녀 1000명)에서 존엄사 도입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찬성한다’는 응답이 92.6%에 달한 것은 베이비붐 1세대가 건강하지 않은 노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장건영(사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는 베이비붐 1세대의 건강한 노후 생활 방법에 대해 “지속적인 외부활동과 근력운동, 만성질환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통상 노인층은 영올드(65∼74세), 올드올드(75∼84세), 올디스트 올드(85세 이상) 등 3단계로 구분된다. 올해 베이비붐 1세대 나이대가 62∼70세인 점을 고려하면, 베이비붐 1세대 3명 중 2명은 영올드, 1명은 영올드에 가까운 나이다. 이와 관련해 장 전문의는 7일 문화일보에 “영올드는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나이대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노인으로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장 전문의는 “베이비붐 1세대가 은퇴를 미루고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인지능력이 쉽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이비붐 1세대는 창의적인 능력은 없지만, 지식이 많이 쌓여 있는 세대”라며 “기업의 중간 관리자나 특정 분야에서 자신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장 전문의는 육체적 노동은 줄이고 운동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한적인 체력을 근육량과 골밀도를 늘리는 근력 운동에 집중해, 신체 기능 저하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장 전문의는 “육체노동은 지속적 불편한 자세와 무리한 활동으로 이어져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육체노동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
또 장 전문의는 “나이가 들수록 운동강도를 증가시키는 점진적 과부하 운동이 필요하다”며 “젊은 세대와 달리 베이비붐 1세대는 운동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헬스장 등에서 운동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만성질환에 대한 꾸준한 관리도 중요하다. 장 전문의는 “생명 연장이라든지 건강수명 연장에 대해서 만성질환 관리들은 다 효과들을 보인 것”이라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젊은 사람들처럼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건강보조식품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장 전문의는 지적했다. 그는 “최근 베이비붐 1세대가 건강 정보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고 버섯달인물, 흑염소진액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기섭 기자, 이현욱 기자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1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