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연출한 재일교포 정의신
일본서 곱창집 고된 삶 그려
한·일 유명 연극상 휩쓸어
“처음에 작품 구상할 때부터
감춰진 모습 그리고 싶었다”
“한·일 관계가 많이 달라졌지만 그 관계 속에서도 재일한국인의 존재감이나 그들이 겪는 문제는 드러나지 않고 있죠. 그들만의 역사와 감춰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예술의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용길이네 곱창집’이 오는 14∼23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2008년 두 극장이 공동으로 만든 이 연극은 초연 당시 양국에서 유수의 연극상을 휩쓸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공연계 최고 권위를 가진 요미우리연극대상에서 남우상과 여우상을 수상했다. 이후 2011년 일본과 한국에서 재연된 데 이어 2016년 일본에서 세 번째 공연이 성사됐다. 한국에서는 올해 1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정의신(사진) 연출은 작품의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1957년 일본 효고(兵庫)현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5세로, 재일 한국인을 비롯한 장애인,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그린 수많은 화제작으로 주목받아왔다. ‘야끼니꾸 드래곤’ 역시 일본 간사이(關西) 지방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재일한국인 용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작품 곳곳에 정 연출의 자전적인 일화가 녹아 있다.
6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정 연출은 “처음 한국과 일본에서 공연될 예정이라고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재일교포에 관한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을 내 나라라고 생각하면서도 일본에서 자랐기에 생기게 되는 복잡한 마음도 작품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지만 정 연출은 “희망”을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사람은 역시 살아야만 하기에 작가라면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희망’에 대해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머를 즐기는 정 연출답게 작품은 재일한국인의 삶을 따뜻하고 위트 있게 그려낸다.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시작되는 프리쇼에서는 흥겨운 음악이 들려오고 고기 굽는 냄새가 풍겨온다. 정 연출은 이 장면을 두고 “인간은 살기 위해선 반드시 먹어야 하는데 먹는 모습은 해학적이면서도 슬프다”고 설명했다.
정 연출은 내년 한국에서 새로운 연극 작품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희극과 비극이라는 두 개의 레일이 우리 인생 앞에 펼쳐져 있다고 생각을 한다. 두 레일이 계속 뒤집히며 흘러가는 게 인생”이라며 “그런 모습들을 극장에 많이 녹여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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