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국회예산처 ‘내년 예산안 분석 보고서’ 전수 검토
55개 부처 제출 ‘23조’ 내역 보니
‘구조조정 실적’ 이라던 사업 중
지출 시기·이름만 ‘택갈이’ 다수
종료된 사업 ‘끼워넣기’ 하기도
12.2%가 ‘외형상 감액’ 에 그쳐
감액 규모 예년과 큰 차이 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첫 번째 예산”이라며 역대 최대 규모로 제시한 2026년도 예산안의 지출구조조정 27조 원 중 상당 부분이 ‘외형상 감액’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고심 끝에 비용을 크게 줄였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부풀려진 구조조정 실적을 제외하면 예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예산정책처(NABO)가 최근 발간한 ‘2026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에 따르면, 검증 가능했던 55개 부처의 구조조정 내역 23조2467억 원 중 2조8362억 원(12.20%)이 실적을 부풀린 항목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구조조정 실적’으로 제시한 사업에는 원래 종료 예정이던 사업, 지출 시기만 바꾼 사업, 이름만 바꿔 다시 편성된 사업 등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대통령비서실·대통령경호처 등 7개 기관의 경우 지출구조조정 내역을 제출하지 않아 NABO가 검증할 수 있었던 규모는 정부 발표치(27조 원)보다 4조 원 적은 23조 원 수준에 머물렀다고 NABO는 설명했다. NABO 분석에 오류가 없다면 12.20%라는 수치는 부풀려진 구조조정 실적의 최소치라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저성과·저효율 지출을 포함해 역대 최대 27조 원을 삭감했고, 모든 구조조정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밝혔다. 앞선 8월 13일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에게 “지출 구조조정 내역을 국민이 볼 수 있게 공개하라”고 직접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NABO는 ‘2025년 종료·감액 예정 사업’ ‘총사업비가 그대로거나 지출이연된 사업’ ‘사업 이관·명칭 변경 등 구조개편성 조정’ 등을 대표적 ‘형식적 감액 사례’로 지목하며 “실질적 재원 확보 효과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문화일보가 NABO의 ‘위원회별 예산안 분석보고서’ 지적사항을 전수 검토한 결과, 형식적 감액 유형은 △2025년 종료·감액 예정 사업 1조387억 원(4.47%) △총액 미변경·지출이연 사업 9450억 원(4.07%) △사업명 변경·사업 이관 7712억 원(3.32%)으로 나타났다.
부처별로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교육부는 구조조정 실적 2조4916억 원 중 5604억 원(22.49%)이 종료 예정 사업 또는 사업명 변경이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구조조정 184억 원 중 159억 원(86.47%), 새만금개발청은 120억 원 중 78억 원(65.18%) 등이 지적 사항에 올랐다. 그동안 정부는 지난 정부보다 3조~4조 원 크게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설명해 왔다. 윤석열 정부 시절 예산안의 구조조정 규모는 2023년 24조1000억 원, 2024년 22조7000억 원, 2025년 23조9000억 원이었다. 부풀려진 항목을 제외하면 이번 구조조정 규모가 기존 예산안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장상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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