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 사망자 전모(49) 씨 빈소.연합뉴스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 사망자 전모(49) 씨 빈소.연합뉴스

“살림이 아무리 어려워도 부인한테 큰 소리 한번 안 낸 사람인데…”

지난 6일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면서 매몰돼 숨진 전모(49) 씨의 빈소가 차려진 울산 남구 울산병원 장례식장, 전 씨의 아내는 “사고 당일 ‘점심 뭐 먹었냐’는 연락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일하는 걸 뿌듯해했던 사람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내는 충격을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 채 전 씨 동생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 밖을 오갔다. 전 씨의 부친과 자주 왕래한다는 친척 A 씨는 “지금까지 살면서 아무리 쪼들리고 살림이 어려워도 한 번도 화내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전 씨는 이번 사고로 매몰된 7명 중 가장 먼저 수습된 사망자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전 씨는 서울에서 정육점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로 폐업한 뒤 경남 거제시로 이사했다. 올해 초 조선소에서 일했던 전 씨는 새 일자리를 구하고도 입사가 계속 미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벌어보려 일용직을 택했다. 전 씨의 친척은 “결혼식도 못 했을 만큼 일에 치여 살았다”며 “늘 부지런하게 일만 하던 조카였다”고 목놓아 울었다.

다른 피해자의 빈소에서도 울음소는 끊이지 않았다. 또 다른 사망자 이모(64) 씨의 시신이 안치된 남구 중앙병원 장례식장은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족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자리했다. 이 씨의 처형은 “TV에서만 보던 일이 우리한테 일어나다니 거짓말같다”며 “60대지만 비교적 건강하고 일도 잘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빈소 입구에는 사고 현장 공사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과 해체 작업 시공사인 HJ중공업 명의 화환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HJ중공업 관계자도 숨진 근로자들의 빈소를 찾았다.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여전히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한탄했다. 한 유족은 “뉴스에서 이런 사고를 볼 때마다 ‘앞으론 사고 안 나겠지’ 싶었는데 매번 반복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사고 발생 40여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매몰된 7명 중 사망자는 3명, 사망 추정자는 2명이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 나머지 2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노수빈 기자
노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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