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폐증 발병 원인은…
자폐증 유전자 800개 이상 확인
뇌발달 초기인 10~24주 활성화
임신부 비만·면역 질환 등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폐의 원인으로 타이레놀을 지목하고 나선 배경에는 최근 미국 내 자폐 진단율의 급격한 증가가 있다. 미국에서 자폐증 진단율은 2000년 150명당 1명에서 2022년 31명당 1명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다만 실제로 자폐가 크게 늘었다기보다는 진단과 검사 환경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진단 기준이 완화되고 표준화된 검진 도구가 도입되면서 자폐 진단을 받는 아이들이 과거보다 늘었다는 설명이다. 의료진과 일반인 사이에서 자폐증에 대한 인식이 대폭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면 자폐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의학계에서는 자폐증이 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며 유전율을 80∼90%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800개 이상의 자폐증 관련 유전자가 확인됐는데, 이들은 뇌 발달 초기 단계인 임신 10∼24주 사이에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의 부모, 임신 중 대기오염·살충제 노출, 산모의 비만·당뇨병·면역계 질환, 극단적인 조산이나 저체중 출생 등도 자폐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자폐가 인류 진화 과정에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학술지 ‘분자생물학과 진화’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대뇌 피질 바깥층에 풍부한 신경세포 ‘L2/3 IT 뉴런’이 다른 포유류에 비해 인간에게서 빠르게 진화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빠른 진화 과정에서 자폐증 및 정신분열증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자폐증의 위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 결과다.
연구팀은 환경 변화 속에서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자연선택에 의해 이런 진화가 나타났을 것으로 봤지만, 이런 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진화적 이점을 제공했는지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의 알렉산더 스타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인간의 뇌를 독특하게 만든 유전적 변화의 일부가 인간의 신경 다양성을 높이는 방향으로도 작용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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