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세계 경제를 긴장시키고 있는 ‘인공지능(AI) 거품(버블)’ 진실일까, 거짓일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인 질리언 테트의 지난 7일 자 칼럼(Beware the three Ls: leverage, liquidity and lunacy)에 따르면, 현재 경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레버리지(Leverage·부채 일으키기), 유동성(Liquidity), 투자자의 광기(Lunacy) 등 ‘3L’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레버리지나 유동성, 투자자의 광기는 언제나 시장에 존재하는 것이다. 문제는 레버리지나 유동성이 과도해지거나, 투자자가 열정을 벗어난 광기를 보일 때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폭등하고, 그 뒤에는 폭락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점이다.

그러나 과도한 레버리지, 과도한 유동성, 투자자의 광기라고 말할 때 레버리지나 유동성이 과도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어디까지가 투자를 위한 열정이고 어디서부터 광기인지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없다.

다른 말로 하자면, 현재의 AI 거품 논쟁에 대해서도 거품이 있는지 없는지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뜻이다.

요즘 경제계에서는 역사를 소환하는 일이 대유행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1929년(대공황)을 불러내고, 어떤 사람은 2008년(글로벌 금융위기)을 끄집어낸다고 한다.

경제위기 시대를 소환하는 것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다는 것은 곧 대중이 AI에 거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경제의 뛰어난 점 중 하나가 닷컴부터 AI까지 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아이템(이슈)을 끊임없이 개발해내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중국도 이런 아이템 개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경제학이 거품 여부를 판단하거나 경제위기를 예측할 수 있는 정립된 모델을 개발해 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일정 기간, 어쩌면 투자자의 관심을 끌 만한 다음 아이템이 등장할 때까지 AI 거품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조해동 기자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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