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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0이상 강진 올해만 12건 ‘위기 고조’

러 캄차카반도 8.8 강진, 동일본 대지진 후 최대규모

역대 10대 대형지진 중 9곳이 ‘불의 고리’서 발생

 

미 북태평양 북서부지역 지진 확률도 높아져

9.0 이상 거대지진후엔 반드시 대규모 화산 분화

후지산 분화 임박설·백두산 100년주기 폭발설 ‘고개’

‘불의 고리’(Ring of Fire)가 심상치 않다. 지진과 화산활동이 잦아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서 최근 강도가 높은 지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7월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8.8의 초대형 강진을 시작으로 11월까지 필리핀,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지진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특히 규모 7.0 이상의 ‘강진’ 빈도수가 늘어나 인근 지진·화산 분화의 여파가 일본 후지(富士)산, 한반도 백두산 폭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규모 7.0 이상 ‘강진’ 올해만 12건… 화산만 수백여 개= 지난 9일 일본 이와테(岩手)현 동쪽 해역에서 규모 6.9 강진이 발생했다. 여진이 이어지면서 24시간 이내에 12차례 지진이 발생했고 이 중 규모 5.0 이상은 10차례였다. 5일에도 러시아 동부 캄차카반도 남동쪽 바다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들 모두 불의 고리에 속한 지대로 이 지역에서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초대형 지진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진 빈도가 늘고 있다는 점도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규모 7.0 이상 강진은 12건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는 7월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일본 동북부를 초토화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규모 9.1) 이후 최대 규모이며 20세기 이후 여섯 번째 초강력 지진이었다. 이 영향으로 일본에서는 190만 명이 넘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태평양 전역과 중국, 대만, 필리핀, 멕시코, 페루, 칠레 등에도 홍수·쓰나미 경보가 잇따랐다. 이달 들어서도 캄차카반도에서는 규모 6.0, 6.3 지진이 연달아 발생했다.

불의 고리란 미국·캐나다·멕시코·일본·인도네시아·뉴질랜드 등 태평양 연안을 고리 모양으로 잇는 4만㎞에 이르는 지역으로, 전 세계 지진의 90%가 이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1985년 멕시코 대지진, 1995년 일본 한신(阪神) 대지진, 2010년 칠레 대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역대 대형 지진이 이곳에서 발생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이 중 1960년 칠레 발디비아 대지진은 규모가 9.5로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이 지진으로 1665명이 사망했고, 발디비아 주택 40%가 파괴돼 2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후 2004년 수마트라(규모 9.1)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1)은 각각 22만7000명, 1만9000명 이상의 사상자로 최대 인명 피해를 냈다.

불의 고리에 화산대도 집중돼 지진에 따른 대규모 화산 폭발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 마그마가 움직여 생성된 해양판이 태평양 가장자리로 이동해 대륙판과 만나서 파고드는 강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 이 지역에 활화산과 휴화산 규모에 대해 미 USGS는 최소 450개 이상, 스미스소니언연구소 세계화산프로그램(GVP)은 600∼900여 개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활화산·휴화산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 중 하나인 러시아 캄차카반도 북부의 클류쳅스카야 화산이 지난 8월 분화해 용암과 화산재를 내뿜고 있는 모습. 캄차카반도에서 지난 7월 규모 8.8 강진이 발생한 후 화산이 동시다발적으로 분화했다.  AFP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 중 하나인 러시아 캄차카반도 북부의 클류쳅스카야 화산이 지난 8월 분화해 용암과 화산재를 내뿜고 있는 모습. 캄차카반도에서 지난 7월 규모 8.8 강진이 발생한 후 화산이 동시다발적으로 분화했다. AFP 연합뉴스

◇美도 ‘불의 고리’ 영향권 여파에 우려 커져= 캄차카반도 대지진 발생의 여파는 환태평양 일대로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미국 유명 휴양지로 알려진 하와이에도 쓰나미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와이주 마우이 섬에는 최대 1.8m 높이 쓰나미가 밀려들었고, 미국령 괌에는 0.3m의 쓰나미가 발생했다.

실제로 미국 북태평양 북서부 지역의 지진 발생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USGS는 태평양 북서부 지역인 워싱턴주, 오리건주 등은 밀도가 높은 해양판이 가벼운 대륙판 아래로 미끄러지는 ‘섭입대’의 경계 지질 구조 위에 있어 지진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짚었다. 한 지각판이 다른 지각판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면서 강한 열과 압력을 발생시켜 지진과 화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판 내부에서 발생하는 심부 지진, 천부 지각 지진 등에 취약하다.

과거 지진이 발생한 시점과 규모를 보면, 미 시애틀 등 퓨젓사운드 지역에서 규모 6.5 이상의 심부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85%, 규모 9.0 이상의 섭입대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10∼15% 등이다. 향후 50년 안에 규모 6.5 이상의 지각 단층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17%로 관측됐다. 최근 연구에서는 미 캘리포니아부터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까지 연쇄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기됐다.

◇짧아지는 지진 주기, 후지산과 백두산도 영향권= 불의 고리에 자리한 일본 최고봉이자 활화산인 후지산도 318년간의 침묵을 깨고 분화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그마 활동 증가와 주변 지역의 잦은 지진 발생 등으로 후지산이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후지산은 지난 5600년간 약 180회 분화했고 현재는 분화 주기를 넘긴 상태다. 전문가들은 규모 9.0 이상의 거대 지진 발생 후에는 반드시 대규모 화산 분화가 이어졌으며, 후지산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한국의 백두산 분화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환태평양조산대에 속하진 않지만 일본과 러시아 등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권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불의 고리가 꿈틀대면서 백두산이 2025년 대폭발한다는 ‘백두산 100년 주기 폭발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백두산이 약 100년 주기로 분화해왔고, 마지막 분화가 1925년이라는 점에서 올해가 분화 시점으로 지목된 것이다. 백두산이 분화하려면 지하에 있는 마그마 방을 자극해야 하는데 지진 규모 7.0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해야 가능하다는 분석이 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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