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훈 연세대 겸임교수, 前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장동게이트는 성남시가 전액 출자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업자(김만배가 대주주인 화천대유 등)가 합작한 시행사가 성남시 대장동을 개발하면서, 민간업자들이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을 챙기게 하고 그만큼 성남시에 손해를 보인 사건이다. 개발공사는 안정된 고수익이 예상됨에도 배당 참여나 초과이익 환수를 포기하고 예상 이익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확정 배당금만 받았다.

지난달 31일 근 4년여 재판을 거쳐 선고된 1심 판결에서 법원은 이러한 범죄사실을 인정해 개발공사 본부장이었던 유동규와 김만배 등 피고인 5명 전원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당시 1심 법원은 유동규는 ‘성남시 수뇌부’가 개발사업의 주요 결정을 함에 있어 민간업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등 중간관리자 역할을 담당한 측면이 있고 그 조율 내용은 성남시 수뇌부로부터 승인받았다고 판시했지만, 정작 그 수뇌부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또한, 민간업자들의 이득액을 명확히 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죄를 부정하고 형법상 업무상배임죄만 인정했고, 재산상 이익의 취득 시기 등에 관한 견해 차이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죄도 불인정했으며, 김만배에 대해서는 징역 12년에 추징금 6112억 원의 검찰 구형에 징역 8년, 추징금 428억 원만 선고했다.

이처럼 검찰 구형과 판결 결과가 크게 차이를 보이고 유·무죄를 가리는 법리해석 문제도 있는 경우, 검사는 당연히 항소해야 한다. 수사·공판 검사들도 항소장을 작성해 항소 제기 시한이던 지난 7일 밤 12시에 이르도록 청사에 대기하고 있었는데도,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은 ‘법무부의 의견을 참고하여’ 항소를 포기하라고 지휘했다. 반면에 피고인들은 전원 항소했지만,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1심 판결보다 피고인에게 불리한 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 그 결과 최고 무기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죄로는 의율할 수 없게 됐고, 수천억 원의 추징금 징수도 더는 주장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이 사건이 축소된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피고인들에게 더 이상 불리할 일이 없어졌으므로 항소심에서 ‘성남시 수뇌부’가 당시 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통령인지 여부나 그 수뇌부의 관여 정도 등 그 진실을 밝힐 이유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결국, 대검의 항소 포기 지휘는 검찰사무 처리의 통례를 크게 벗어난 부당한 것으로 사법정의를 크게 훼손하고 막대한 추징금 징수를 서둘러 포기한 결과를 야기한 셈이다. 항소 포기는 법무부 의견을 참고했다는 것이므로 그것이 법무부 장관이나 그 윗선의 부당한 외압에 따른 것이라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그런데 노 대행이나 정성호 법무장관 등 관련자들의 해명이 일치하지 않고 모호하다.

현재 여당은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을 조사한 후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려 한 박정훈 대령에게, 국방부 장관 등이 부당한 외압을 받고 수사지휘를 했다는 의혹에 관해 특별검사법을 제정해 직권남용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유사한 사건 구조이면서 수사지휘의 부당함이 명백한 위 항소 포기 지휘야말로 국정조사는 물론 위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야당이 추천한 특별검사에 의한 중립적인 수사를 함이 공평할 것이다.

한석훈 연세대 겸임교수, 前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석훈 연세대 겸임교수, 前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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