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트체크

 

법조계 “형사 판결과도 배치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0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항소 포기로 7815억 원의 범죄수익 추징이 불가능해졌다는 지적에 “민사소송을 통해 환수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형사재판의 영향을 받는 데다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이어서 관련 재판 진행도 쉽지 않은 탓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24년 10월 이재명 대통령·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이날까지 첫 변론기일조차 지정되지 않았다. 당초 공사는 이 대통령 형사재판 지연으로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될 수 있다며 선제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 장관이 전날 “민사소송에서 환수받을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가리킨 것으로 대장동 사건으로 금전적 피해를 당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직접 손해액을 입증하면 검찰이 대신 범죄수익을 추징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법조계에서는 정 장관 주장이 1심 재판부 판결과 배치될 뿐 아니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손해액을 인정받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재판부는 이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 절차가 중단된 점 등을 들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관련 형사소송 결과가 모두 나온 뒤 민사소송 절차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것은 심히 곤란하게 됐다”고 판시한 바 있다. 수원지법 소속 한 판사는 “대장동 사건은 형사 판결이 중요한 사건”이라며 “확정된 형사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이 민사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관련 사건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피고가 현직 대통령이니 (손해액) 입증이 안 됐다며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 추징금 약 7815억 원 가운데 473억 원만을 인정했다. 검찰이 적용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배임·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업무상 비밀로 얻은 수익을 전액 환수하도록 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대해 서판교터널 위치정보 등은 ‘비밀’로 인정하기 어렵고, 일부는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봤다. 대장동 사건 수사팀은 재판부가 “사안에 부합하는 대법원 판례가 없어 유사사례를 토대로 판단했다”고 한 이해충돌방지법 공소시효 등 쟁점에 관해 추가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항소를 주장했다.

최영서 기자
최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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