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룡 쿠팡파트너스연합회장
“자영업 실패겪은 종사자 많아
대체 일자리 찾기도 힘들 것”
“이미 자영업에서 실패를 경험했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절박한 심정으로 택배업에 뛰어든 배송기사들이 많습니다. 새벽 배송을 금지하자는 것은 이들이 소득을 늘릴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마저 박탈해 재차 좌절감을 안겨줄 것입니다.”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가 제기한 ‘새벽 배송(오전 0∼5시) 금지’ 주장에 대해 정규직 기사와 위탁 기사, 소상공인들이 연이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택배노조가 노동자 수면시간과 건강권 보장을 내세우며 해당 논란에 불을 지폈지만, 정작 당사자인 택배기사들과 소비자 등은 일할 권리와 소비자 편익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자영업자 신분인 쿠팡 위탁 택배기사들을 대표하는 신호룡(사진)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 회장은 11일 문화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새벽 배송이 금지되면 사실상 대체할 만한 다른 일자리가 없어 많은 택배기사가 그냥 해고당하는 상황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팡파트너스연합회는 쿠팡 위탁 기사 총 2만여 명 중 1만여 명이 소속된 단체다. 쿠팡에는 이외 정규직 배송 기사 6500여 명도 속해 있다. 신 회장은 정규직은 그나마 원청 회사에서 일자리를 보장해 주지만 위탁 기사는 그대로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택배업 종사자 중에는 일반 직장 취업에 실패하거나 자영업을 하다 빚을 떠안으며 뛰어든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들이 새벽 배송을 하는 이유는 다른 직장으로 이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정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업 새벽 배송이 중단되면, 택배기사들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이제 막 새벽 배송을 시작한 중국계 e커머스로 갈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근로자 과로를 막는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고 국내 기업과 택배기사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벽 배송 1년과 주간 배송 3년을 거쳐 다시 새벽 배송 업무를 3년간 해왔다는 위탁 기사 이모(33) 씨는 “야간 근무가 맞는 기사들은 큰 무리 없이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며 “오히려 근로 시간은 줄고 수익은 높아져 새벽 배송을 선택하는 기사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새벽 배송을 하면서 음주를 할 여지도 줄고 잠도 깊게 잘 수 있게 돼 오히려 건강이 나아졌다”고도 했다.
이 씨는 “0~5시 배송을 제한해도 7시까지 배송을 가능케 하겠다는 민주노총 주장은 불가능하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쿠팡이 처음으로 휴일에 쉬었는데, 오히려 물량이 밀리면서 다음 날 15%에서 최대 50%까지 처리해야 할 물량이 늘어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특히 배송만 금지하면 집하·분류·간선 등 배송 전 단계는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노유정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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