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제도권 편입 단계 진입

조각투자 유통플랫폼 심사 본격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 앞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 앞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1일 “가상자산 ETF(상장지수펀드), STO(토큰증권) 시장 개설을 통해 디지털 자산의 증권화와 자산의 토큰화 등 자본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토큰증권 시장 개설을 제시하고 나서, 국내 자본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은보 이사장은 이날 서울 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 개회사에서 자본시장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 결제 시간 단축, 시장 구조 개편과 함께 가상자산 ETF, 토큰증권 시장 개설을 언급했다. 이날 코스피가 5000은 물론 60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정 이사장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미래 첨단 산업의 자본시장 진입과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정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토큰증권이 실험적 단계를 넘어 제도권 금융시장의 일부로 편입됨을 의미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토큰증권 전용 시장을 개설한다는 것은 법제화 이후 최대 과제였던 유통시장 부재 문제를 거래소 주도의 공식 시장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24시간 거래, 즉각 결제, 국경 간 거래가 가능한 토큰증권은 기존 증시의 물리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손꼽힌다.

한국거래소의 토큰증권 시장 구축 계획은 이미 진행 중인 사업으로도 구체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조각투자 유통플랫폼 예비인가 신청이 지난달 31일 마감돼 본격적으로 심사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루센트블록 등 3개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금융당국은 일단 ‘최대 2곳’만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KDX 컨소시엄은 한국거래소를 주축으로 키움증권, 교보생명, 카카오페이증권 등 20여개 증권사와 국내 최초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바이셀스탠다드가 참여한다.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은 중소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권·브랜드 가치·미래 수익권 등 무형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 투자자들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인프라다. 중소기업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존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는 새로운 자금조달 통로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한국거래소의 토큰증권 시장 개설 계획과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 구축은 정 이사장이 밝힌 ‘자본시장 패러다임 전환’이 구체적 사업으로 실현되는 과정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이 새롭게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재연 기자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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