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초록우산 대전지역본부 위기영아 지원사업

 

장애·이혼·배우자 사망

폭력 피해·이주가정 대상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

출산비·주거보증금 지원

 

영아 권리보호 인식 확산

사회적 지지체계 마련 속도

지난달 31일 대전 서구 대전광역시의회에서 초록우산과 시의회 교육위원회 공동 주관으로 대전 위기 영아 양육을 위한 보호자 양육 서비스 정책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지난달 31일 대전 서구 대전광역시의회에서 초록우산과 시의회 교육위원회 공동 주관으로 대전 위기 영아 양육을 위한 보호자 양육 서비스 정책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두 돌 된 아이를 홀로 키우는 A 씨에게 가장 큰 고민은 ‘일자리’였다.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이나 아직 ‘혼인 상태’이기에 기초생활수급자나 한부모 가정으로서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는데, 둘째를 임신한 만삭 임산부였기에 아르바이트와 같은 일자리조차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첫째 돌봄, 둘째 출산 관련 병원 진료까지 필요한 비용은 늘어만 갔지만, 생활비가 부족한 상태라 생계가 막막했다. 이런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이 초록우산 대전지역본부의 위기영아 지원사업이다. 1308 대전·세종 위기임산부 지역상담기관이 A 씨의 사례를 의뢰해왔고, 지역사회 기관이 협력해 그에게 임시거처 제공 및 출산비, 출산 물품까지 지원한 것이다. 현재 A 씨는 둘째를 출산한 뒤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자리까지 구한 상태다.

초록우산의 위기영아 지원사업은 ‘아기 울음소리도 지켜져야 할 권리’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1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보호자의 연령이 낮거나 국제이주가정, 가정폭력 피해, 장애, 미혼·이혼, 배우자 사망 등 위기상황에 놓인 임산부가 주요 지원 대상이다. 임신과 출산, 양육 단계에서 겪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주거 불안정, 심리적 문제 등으로 자녀를 적절하게 양육하는 데 큰 위기를 겪는 이들이다. 초록우산 측은 “보호자가 겪는 이러한 어려움은 자녀 양육 포기 및 시설 입소 의뢰, 아동학대 및 방임 등의 문제로 이어져 영아의 권리 침해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위기임산부·영아 가정에 경제적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해 당장의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주는 한편, 이들의 양육환경 개선 활동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록우산은 먼저 대전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경찰서 등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해 위기영아 가정을 발굴했고, 총 11가정에 1850만 원 수준의 주거보증금 및 긴급생계비, 출산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초록우산 위기영아 지원사업에 선정된 영아가 지원받은 이유식을 먹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초록우산 위기영아 지원사업에 선정된 영아가 지원받은 이유식을 먹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만 12개월 이하 영아들을 위한 이유식도 지원하고 있다. 영아기 생존권과 가장 밀접한 영양공급을 위해 이유식을 만들기 어려운 장애 부모나 이유식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이주배경 가정,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 가정 등이 지원 대상이다. 실제 한부모 가정이지만 이혼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던 B 씨가 대표적 예다. 그는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느라 자녀에게 시판 이유식 1끼를 하루 종일 나눠 먹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이유식을 지원받게 됐고, 지역사회의 관심 속에 스스로의 양육 책임감도 향상됐다고 한다. 현재 취업해 안정적인 아동 양육 환경이 갖춰졌다.

주거환경 개선도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결혼이주여성 C 씨는 사별한 한국인 남편과 이후 재혼한 외국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각각 두 명의 아이를 낳아 총 네 명을 양육 중이었지만, 가정환경이 아이를 키우기엔 부적절한 상태였다. 가정 내 바퀴벌레 등 해충이 곳곳에서 보였고, 환기를 시키기 위해 현관문을 열고 있어야 해 아이들이 위기에 놓이는 상황도 연출되기 일쑤였다고 한다. 부모가 모두 외국인이라 어린이집 비용을 지원받지 못해 가정에서 보육 중인 셋째의 경우 언어 지연의 문제도 관찰됐다. 하지만 사업 지원 대상에 선정된 이후 현관에 방충망을 설치했고, 긴급생계비와 이유식을 지원받으며 상황이 개선됐다고 한다. C 씨의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해 관계기관과 연계도 진행될 예정이다.

사업에 선정된 가정의 부모들은 모두 만족감을 표했다. 주거비와 긴급생계비, 출산용품을 지원받은 D 씨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출산을 준비하며 막막했는데, 초록우산에서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줘 건강히 출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은 이후에도 지역사회 내 영아 권리보호에 대한 인식 확산 및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초록우산 대전지역본부 복지사업팀 백수정 과장은 “현재 지역사회의 여러 파트너기관과 함께 위기임산부 및 영아가정의 위기경감을 돕고 있다”며 “단기적인 효과를 넘어선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루려면, 사회적 지지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김현아 기자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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