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내년 직원 22% 확충
부실처분 반환 과징금 6247억
부당한 낙인 등 부작용 가능성
금융감독원이 경제범죄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인지수사 권한 확대를 주장한 데 이어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도 직원 증원을 통한 진용 확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상법 개정과 노동시간 단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 입법 등 경영 환경을 어렵게 하는 강력한 규제를 속속 도입하는 가운데 이른바 ‘경제검찰’의 입김까지 강화될 것으로 보여 기업을 옥죄는 제재와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전날 공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통해 공개된 내년도 직원 22%(147명) 확충 계획에 대해 높은 경계감을 갖고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9월 당시 후보자였던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일선 기업에 대한 과징금 등 처벌 수위 확대를 예고한 지 두 달여 만에 실효적 조처가 단행된 것으로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이찬진 금감원장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특사경의 인지수사권이 필수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당정의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움직임과 맞물려 향후 정부가 기업 통제 수단으로 금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기업 옥죄기 강화 기조에 재계 안팎에선 “기존 권한하에서도 발생한 부작용 사례가 다수인 만큼 향후가 더욱 걱정된다”는 토로가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금감원은 IBK기업은행에 대한 부당대출 검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업은행의 882억 원대 부당대출 사실과 조직적 은폐 정황을 브리핑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금감원을 ‘비밀 유지 의무’ 위반 혐의로 들여다봤다. 결과 확정 전에 부당한 낙인이 찍혔다는 이유에서다.
SK에코플랜트 회계처리 기준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금감원은 최고 수위 제재인 ‘고의’ 의견과 함께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금융위에 제출했지만,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중과실’ 처분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혐의 역시 금감원은 ‘고의’ 의견을 냈는데, 같은 해 11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에서는 최종적으로 ‘중과실’로 제재 수위가 낮아졌다.
공정위 역시 지난 5월 카카오모빌리티와의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공정위는 ‘콜 몰아주기’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71억 원을 부과했지만 법원은 ‘전부 취소’ 판결을 내렸다. 처분 전체가 부당했다는 취지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정위의 부실 처분으로 2017년부터 지난 8월까지 기업에 반환된 과징금(순환급액)은 총 6247억 원이었다. 환급 사유 대부분은 ‘행정소송 패소 및 직권취소’(5825억 원·93.2%)로 집계됐는데 대부분 공정위의 애초 판단·처분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법원은 최근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시세조종 의혹 관련 판결을 통해 금감원 판단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며 “부당한 낙인 효과 등 부작용 사례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공정위, 금감원의 영향력 강화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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