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관세율 인하시점 최종 합의
JFS 협상 체결 미뤄질 동안
업계 부담 관세 5조원 상회
고관세 리스크 해결됐지만
EU·日 등 경쟁국 대비 손실
평택항서 수출 대기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품목관세율 인하 적용 시점 요구를 수용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추가적인 관세 손해액 부담 우려를 덜게 됐지만 그동안 협상이 지연되면서 업계가 부담한 관세액은 5조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한국이 요구하던 ‘8월 소급 적용’으로 합의됐다면 이 가운데 일부라도 보전을 받을 수 있지만 ‘이르면 11월 1일’로 최종 합의된 상황에서 이 같은 기대도 만시지탄에 불과하게 됐다.
1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 통상 당국은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 인하에 대해 ‘한국의 대미 투자 펀드 기금 조성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는 달의 1일’로 최종 합의했다. 이는 그동안 한국 측이 요구해 왔던 사항으로, 미국은 양국 관세 협상에 관한 조인트 팩트시트(JFS)나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이후로 관세율 인하 시점을 정하자는 입장으로 대응해 왔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의 고관세 리스크(위험)가 해소된 점은 다행이지만, 양국이 최종 합의한 관세율 인하 소급 적용 시점이 경쟁국·지역인 유럽연합(EU)이나 일본보다 늦어 그간 한국 업체들이 부담해온 관세액은 고스란히 타격으로 남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의 올해 2·3분기(4∼9월) 합산 관세 비용은 4조6692억 원이다. 이를 월평균으로 나눠 미국 자동차 관세가 부과된 4월부터 관세 인하 소급 적용 직전인 10월 말까지로 적용하면 업계가 부담해온 총 관세비용은 단순계산으로도 약 5조4474억 원으로 추산된다.
통상 당국은 이 같은 관세 손실을 일부라도 만회하기 위해 자동차 품목관세 인하 소급 적용 시점을 지난 8월 7일로 앞당기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율이 15%로 적용되기 시작한 시점과 맞추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최종 합의에서는 이 같은 방안도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EU는 지난 7월 말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8월 1일부터 15%로 인하된 관세를 소급 적용받았다. 일본은 9월에 미국과 자동차 관세 인하에 합의한 뒤 같은 달 16일부터 15%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한국은 지난 7월 미국과 자동차 관세율 인하에 처음 합의했지만 3개월 넘게 현실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 한국이 EU처럼 8월부터 15% 관세를 소급 적용받았다면 현대차·기아는 약 8000억 원의 세금을 보전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한·미 간 최종 합의에도 변수는 남아 있다. 대미 투자 펀드 기금 조성을 위한 법안 발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안 발의가 11월을 넘길 경우 소급 적용 시점은 12월 1일로 넘어가며 자동차 업계는 또다시 수천억 원에 달하는 1개월 치의 대미 자동차 품목관세 손실을 안게 된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같은 달 31일 “정부가 곧 대미 투자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관련 법안은 아직 발의되지 않은 상태다.
박준희 기자, 이근홍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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