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간업자 개발비리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싸고 법무부 장·차관과 검찰총장 직무대행 간의 책임 공방이 가관이다.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데도(검찰청법 제8조), 차관 등이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사실상의 수사 지휘나 회유를 했다면 직권남용 등 불법 가능성이 커진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상설특검을 하는 ‘쿠팡 사건’, 특검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순직 해병 사건’과도 외압 구조가 유사하다. 특히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검찰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항소 포기 지휘를 했다”고 한 것을 두고, 보완수사권을 받아내기 위한 거래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이라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재판 거래를 했다는‘사법농단 사건’과 다를 바 없다.

노 대행은 지난 10일 대검 소속 과장들과의 면담에서 “이진수 법무 차관이 3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는데, 모두 항소를 포기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수사지휘권 발동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까지 언급하는 바람에 항소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차관 측은 “신중 검토 의견만 전달했다”고 부인하지만 진상을 가려볼 필요가 있다. ‘3가지 선택지’ 내용을 규명하는 것이 급선무다. 보완수사(요구)권 확보 약속인지, 노 대행 진퇴 등 신상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어느 쪽이든 모두 문제다. 조건을 제시하고 항소 포기를 종용했다면 검찰청법 위반은 물론 형법상 직권남용·협박죄까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개인의 거취가 관련된 거래가 있었다면 더 심각한 일이다. 검사 인사권을 가진 정성호 법무장관이 두 차례나 언급했다는 “신중한 검토”의 실질적 메시지, 이 차관이 제시한 선택지와의 관련성도 따져 봐야 한다.

노 대행은 “용산·법무부와의 관계를 생각해 따라야 했다” “총장은 경영자”라고도 했다는데, ‘이런 사람이 어떻게 수사 독립이 관건인 검찰의 수장이 됐나’라는 개탄과 별개로,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를 시사하는 단서도 된다. 통상 이런 중대한 사안은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에서 다루는데 공교롭게 민정수석실 4명의 비서관 중 3명이 이 대통령 대장동 사건 등의 변호인 출신이다. 장관 정책보좌관 역시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이다. 대통령실은 사후에 보고받았다는 입장이지만, 사건 내용을 잘 아는 이들이 비공식적으로 대책을 강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정부가 ‘개인 이재명’의 변호사 노릇에 동원된다는 의구심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명명백백히 규명돼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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