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고위관료가 범죄단지 지분 소유

당국 단속정보 사전에 알고 대처

 

中 정부는 해외발생 범행 ‘방관’

최근 한국인을 노린 취업 사기 사건으로 논란이 된 캄보디아가 중국 범죄 조직의 새로운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유입된 중국계 범죄 조직이 캄보디아의 부패한 관료 구조와 맞물리며 캄보디아가 ‘온라인 범죄 허브’로 변질된 양상이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해외 범죄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범죄 근절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국제앰네스티가 발간한 보고서 ‘나는 누군가의 소유물이었다’에 따르면, 현재 캄보디아 16개 도시에 총 53개의 범죄 단지(scamming compound)가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 프놈펜, 남서부 시아누크빌 등 대도시 이외에 대부분 태국,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소도시에 포진해 있다.

캄보디아 범죄 단지의 시작은 2010년대 막대한 중국 자본의 유입이었다. 시아누크빌 등 주요 도시에 카지노·호텔·리조트 건설 붐이 일었고, 중국인 투자자와 노동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이 봉쇄되자 일자리를 잃은 중국계 조직범죄 세력은 현지에서 온라인 사기 산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그 결과, 이른바 ‘웬치(園區)’라 불리는 중국계 범죄 단지가 등장했다. 이들은 겉으로는 정보기술(IT) 기업이나 리조트로 위장했지만, 실제론 인신매매와 감금, 온라인 금융사기 등 각종 불법행위가 이뤄지는 거대한 범죄 인프라였다.

문제는 캄보디아 정부가 돈이 되는 범죄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 평화연구소(USIP)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사기 범죄 산업 규모는 캄보디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125억 달러(약 1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미 국무부가 발간한 ‘2025 인신매매 보고서’는 일부 고위 공무원이 범죄 단지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단속 정보를 사전에 빼돌리거나 벌금을 내고 다시 운영을 재개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본토 내 범죄에만 강경할 뿐 해외에서 발생하는 중국인 연루 범죄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 미 의회 보고서 등에 따르면, 중국계 범죄 조직이 캄보디아 등지에서 사기 산업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공조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정지연 기자
정지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1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